한국여성민우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는 7일 성명서를 내고 “경구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는 것은 여성의 임신결정권을 빼앗는 일이므로 경구피임약 전문의약품 전환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날 ‘에티닐에스트라디올’ 성분을 포함한 사전피임약을 약국에서 구매가 가능한 일반의약품에서 병원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체계를 전환하는 의약품 재분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들은 “경구피임약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면 앞으로 병원 처방을 통해서만 약을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며 “낙태 금지와 엄벌주의로 피임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는 현실에서 경구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는 것은 여성의 임신결정권을 빼앗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들은 “식약청이 부작용을 근거로 내세웠지만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이 1960년대 이후 50여 년 동안 일반의약품이었던 경구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재분류하는 것인가.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 복약지도와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우를 알려 자신에게 맞는 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이번 결정으로 임신과 피임에 대한 보건복지부 정책이 얼마나 주먹구구인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우리는 이번 결정이 병원과 약국의 이해관계를 고려한 판단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피임약에 대한 정책은 이해관계나 경제적 논리의 경합이 아니라 여성 건강권을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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