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연합군 철군 후 여성 인권보장 위한 조치 촉구
스타이넘·올브라이트 등 46명 남녀 리더 서명 참여

 

지난 5월 1일 버락 오바마(왼쪽) 미 대통령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방문했다. ⓒ출처 : 백악관 웹사이트 www.whitehouse.gov ⓒPete Souza
지난 5월 1일 버락 오바마(왼쪽) 미 대통령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방문했다. ⓒ출처 : 백악관 웹사이트 www.whitehouse.gov ⓒPete Souza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앞으로 “2014년 미국·나토 연합군 철군 이후 아프간 여성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내 화제를 모았다. 서한은 지난 5월 20~21일 시카고에서 개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때맞춰 공개됐다. 올해 나토 정상회의는 2014년으로 예정된 아프간 완전 철군 이후 아프간의 안정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지원 방안을 주요 의제로 삼았다.

이번 서한에는 여성의 인권을 위해 투쟁해 온 46명의 남녀 리더들이 서명했다. 여성학자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여성단체 FMF(Feminist Majority Foundation)의 엘레노어 스밀 회장 등 여성 리더들을 비롯, 전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대법원 판사 산드라 데이 오코너, 아프가니스탄 인권위원장 시마 사마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조디 윌리엄스와 시린 에바디, 전 국방장관 윌리엄 코헨, 여배우 메릴 스트리프 등이 서한에 참여했다.

서명에 참여한 이들은 “지난 10여 년간 아프간 여성들이 이룬 놀라운 성과가 철군 이후 위협받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아프간 여성들의 교육, 보건, 안전, 고용 등이 과거로 회귀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캠페인’을 통해 학교에 다니게 된 아프간 아이들. ⓒ출처 : FMF 웹사이트 feminist.org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캠페인’을 통해 학교에 다니게 된 아프간 아이들. ⓒ출처 : FMF 웹사이트 feminist.org
아프간은 지난 10년간 미국과 나토의 원조, 그리고 아프간 정부의 노력으로 300만 명의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게 됐고, 대학생 중 20%, 법조인의 10%를 여성이 차지하게 됐으며 산모 및 영아 사망률도 급격히 감소하는 성과를 이뤄낸 바 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여성들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서한은 2001년 미국과 나토 연합군이 아프간 주둔 당시 “아프간의 복구는 여성 인권의 회복을 수반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천명했던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의 약속을 상기시키며 “아프간의 미래는 위험에 처해 있고 여성들이 이룩한 성과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아프간 사회는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한은 또한 아프간 여성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모든 평화협정에 남녀평등 항목 명시 ▲탈레반 재통합에 대한 ‘레드 라인’(한계선) 고수 ▲모든 협상 팀에 최소 30%의 여성 참여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장기적이며 실질적인 펀드 조성 ▲‘아프간 여성을 위한 국가 액션 플랜(NAPWA)’에 대한 원조 등을 포함한 8개의 중요 항목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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