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6일 여성마라톤대회에서 한국건강증진재단이 펼친 자궁경부암 캠페인 모습.
지난 5월 6일 여성마라톤대회에서 한국건강증진재단이 펼친 자궁경부암 캠페인 모습.
요즈음 우리는 무언가 궁금하면 인터넷을 이용하곤 한다. ‘암에 대한 10가지 진실’이란 제목이 흥미로워 살펴보니, 인간은 누구나 암세포를 가지고 있고 우리의 몸은 100~200여 종의 암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사람은 일생을 통해 6~10번 정도 암세포가 발생된다고 한다. 다만 이러한 암세포가 ‘암’으로 발전하는 데는 영양 균형 등의 여러 복잡한 환경이 작용하므로 암의 원인을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것은 암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이고, ‘자궁경부암’은 상당히 독특하며 예외적이다. 세계적으로 2위의 빈도를 자랑하는 자궁경부암은 높은 발병 빈도 때문에 중요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예방’할 수 있는 암이라는 데 의미를 갖는다. 이 사실은 우리나라도 적용된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암종별 발병률을 살펴보면, 자궁경부암은 1999년 인구 10만 명당 18.6명에서 발생하는 3위의 암이었는데, 2009년에는 12.0명(5위)으로 감소되는 변화된 양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일까. 그 답은 ‘국가암검진사업’에서 찾을 수 있다. 2002년부터 우리나라는 암관리법에 의거해 5대 암인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에 대해 조기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30세 이상 된 여성이라면 누구나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자궁경부암의 검진율은 비록 70% 이상을 상회하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아직도 낮은 편이긴 하지만, 2004년 9.0%에서 2010년 28.5%로 높아졌다. 이러한 성과는 자궁경부암의 발병을 감소시키는 데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해준다.

자궁경부암은 참 재미있는 암이다. 다른 암과 달리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규명돼 있다. 자궁경부암의 99%가 의 HPV 생식기 감염과 연관돼 있다. HPV는 굉장히 흔한 바이러스다.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는 사람 4명 중 3명은 평생에 한 번 이상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여성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도 감염되며, 성교를 통해 전염되는 성 전파성 질환이다.

HPV는 100여 종 이상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HPV는 위험성이 없으며, 감염되더라도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그러나 30여 종의 HPV 유형이 여성에서 암 발병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며, 고위험군에 속하는 HPV에 반복 노출될 경우 자궁경부암으로 발전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궁경부암은 그 진전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 자궁경부에서 비정상 세포가 발견되더라도 5~10년 정도 이후에 암으로 발전된다. 그래서 예방 가능한 유일한 암일 뿐 아니라 쉽게 치료도 될 수 있다. 따라서 자궁경부암 예방은 전 세계적인 보건학적인 과제이며, 그 해법은 자궁경부세포검사(Papanicolaou Test)다. 우리는 흔히 이를 줄여서 팹테스트(Pap Test)라고 부른다. 자궁경부세포검사는 굉장히 간단하고 통증도 없는 안전한 검사다. 그런데 여성들은 검진을 받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산부인과’ 방문의 민망함과 내진에 대한 불편함뿐 아니라 자궁경부암이 성생활과 관련돼 있다는 데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배가 아프면 소화기내과를 가듯이 자궁에 문제가 있으면 산부인과를 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6가지 수칙이 있다. 그중에 가장 첫째 예방수칙이 정기적인 선별검사다. 다른 나라에서도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국가 주도하에 시행되는 사업은 자궁경부세포검사다. 영국은 국가검진 프로그램에 의거해 24세 이상의 모든 여성이라면 3년에 한 번씩 이 검사를 시행하며, 50~64세의 여성에게는 5년마다 한 번씩 검진을 실시한다. 나라마다 검진을 시행하는 시기와 간격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30세를 전후해 팹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2~3년마다 검진을 시행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자주, 30세를 기준으로 2년마다 조기검진을 무료로 실시한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있으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팹테스트 결과, 비정상 세포가 나타날 때 HPV 감염검사 등을 비롯해 자궁경부암 확진을 위한 다른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그래도 자궁경부암 예방은 늦지 않는다. 원래 ‘자궁’이 인류를 잉태하는 위대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신이 인간에게 특별한 시간을 허락해 주었는지 모른다.

우리는 의과학과 경제적 발전의 결과로 100세 장수시대를 살고 있다. ‘오래 사는 것’ 못지않게 ‘건강하게 사는 것’이 우리의 주된 관심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성은 절대 걸릴 수 없는 여성 고유의 질환인 자궁경부암 예방은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의 의무로 여겨져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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