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공심위에 여성 50% 참여 의무화해야

김원홍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4월 30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 ‘19대 총선을 통한 여성의 정치참여 평가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열린 정책포럼에서 “국회 의석수 중 최소 30%는 비례대표 의석으로 할당해야 여성 의원 비율이 늘어난다”며 “여성추천보조금도 5배 이상 늘려 지역구 여성공천 30% 할당을 지킨 정당에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12·19 보궐선거에 여성 후보를 100% 공천할 수 있도록 정당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포럼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여성신문사가 공동 주최했다.

유희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선 이은재 의원(새누리당), 유승희 19대 당선자(서울 성북갑), 신계용 전 청와대 행정관(새누리당 안양 만안구 경선 출마자),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김경희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이은경 여성신문 편집위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정치개혁특위 활동을 한 이은재 의원은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 10명 중 여성은 단 두 명뿐이었다. 공천 결과를 보면 공심위는 전혀 여성 마인드가 없었다”며 “16명의 여성이 공천됐는데 4명은 ‘돌려막기’식 공천에 이용당한 것 아니냐. 여성 공심위원 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우세 지역인 경남·경북에는 단 한 명도 공천하지 않았고, 강남·서초·분당도 여성을 제외했다. 이는 지역구 당선 여성이 4명밖에 안 되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4·11 총선에서 낙천한 신계용 전 행정관은 “정당들이 경선에 참여한 여성 후보에게 10∼20% 특별 가산점을 주지만 지역 인지도가 열세인 여성들에겐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유승희 당선자는 “계파별로 지분 나누는 방식이다 보니 여성공천 15% 할당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그나마 강제 규정이 명문화돼 민주통합당에서 11% 가까이 공천됐다. 당헌당규에 여성공천 30% 할당을 명문화하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숙 여협 회장은 “3당 대표가 여성이라 여성 정치참여 확대의 호기로 여겼지만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경선이든 전략공천이든 죄다 꼼수였다. 정치지도자의 의지와 리더십이 태부족이었다”고 비판했다. 김경희 여성연합 대표는 “지역 내 기반이 없으면 선거 때 여성은 일회용으로 버리는 카드가 된다”며 “정당 내에서 여성이 정치인으로 훈련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정치의식을 높이는 일상적인 교육도 정당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