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와 옥수수 껍질이 화려한 조명으로

그러나 굳힐 때 발생하는 열 때문에 황변현상이 일어났다. 염색이 관건이었다. 마침내 꽃의 물관을 통해 천연 염색을 들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색이 낱낱이 스며들어 꽃잎에 바르거나 칠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생생한 색감을 보여주었다. 또 다른 문제는 꽃이 계절성이 강해 수급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 어느 날 요리하다가 얇게 썬 양파를 본 순간 번뜩 느낌이 왔다. 당시 민화 ‘일월도(日月圖)’를 소재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파도치는 모양이 골칫거리였다. 온갖 잎과 꽃을 붙여보았지만 영 아니었다. 그런데 양파를 사용하니 잘 어울렸다. 거기다 하얗기 때문에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었다. 버려지는 옥수수 껍질도 멋진 재료가 됐다. 결이 있고 반투명성이라 조명 소재로 특히 좋았다.

꽃 대신 양파와 옥수수 껍질을 사용하니 대량생산과 사업화의 가능성이 열려다. 주력 제품은 압화의 화려함을 살릴 수 있는 조명 인테리어. 그러나 조명의 뜨거운 열로 색상이 단시간에 변했고 빛을 원하는 대로 투과하지 못해 아름다운 디자인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LED를 사용해 보니 빛이 고르게 퍼지면서도 열 발생이 거의 없었다. 압화 LED 조명 기술을 곧바로 특허 출원했고, 여성발명우수사례발표에서 은상도 받았다.

사업이 정착하려면 적어도 2~3년은 더 걸리겠지만 큰 걱정은 없다고 한다. 내가 가장 잘 아는 분야에서 나만의 선도적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유사, 모방, 경쟁 제품이 나와도 얼마든지 이길 자신이 있기 때문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