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와 선언만으로는 국민의 지지 이끌어 낼 수 없다. 실천으로 완성해야 한다.

4월 총선을 향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행보가 강해지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이번 총선은 과거에 묶이고 과거를 논박하다 한 발짝도 앞으로 못 나가는 선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전진하는 총선이 돼야 한다”며 “저와 새누리당은 잘못된 과거와는 깨끗이 단절하고 성큼성큼 미래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야당을 과거 추종 세력으로 몰아세우고 이명박 정부와 의도적인 차별화를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에서는 구호와 선언만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 그보다는 실천으로 완성해야 한다. 박 비대위원장이 진정 4월 총선에서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천에서 훨씬 더 포용적이고 치열함을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는 공천이 아니라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 총선 결과가 나쁠 것을 대비해 총선 후 자신을 흔들 세력을 제거해야 한다는 패배주의적 시각에서 공천을 해서는 안 된다. 만약 경쟁력이 있는 수도권 친이 현역 의원들이 단지 친이계라는 이유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된다면 새누리당은 2008년 공천학살의 악몽이 재현될 수도 있다. 공천에 반발한 친이계가 결집해서 ‘반박연대’를 만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2008년에 박 비대위원장은 “나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는 말로 친이계가 주도한 공천을 친박 학살로 규정하면서 극렬히 저항했다. 만약 주객이 전도되어 친박계가 친이계를 학살하는 한풀이 보복 공천을 하는 상황이 초래되면 새누리당은 총선만이 아니라 대선에서도 위험에 처할지 모른다.

박 비대위원장은 최근 개관한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에서 “국민 모두 하나 되는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새누리당에 요구되는 것은 국민이 하나 되는 것 못지않게 당이 하나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 밖에 공천에서 후보 개인의 도덕성 못지않게 당의 정체성도 중시돼야 한다. 이유는 그동안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모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체성이 없는 정당은 뿌리가 없는 정당이고, 뿌리가 없는 정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새누리당이 야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에 대해 목청을 올리면서 정작 한·미 FTA 협상 주역인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공천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더구나 서울시장 선거에서 졌기 때문에 나경원 전 의원을 공천해선 안 된다는 주장은 결국 박근혜를 부정하는 것이다.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 비대위원장은 13일간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8일간 서울을 돌며 나경원 후보 지지 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서울 중구 지역구에 나 전 의원과 공천 경쟁을 신청한 사람이 지난 2008년 총선에서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해 나 전 의원과 경쟁했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만약 나 전 의원 대신 이 인사가 공천을 받는다면 새누리당은 스스로 자신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국군 장병을 버리고 대한민국에 총부리를 겨눈 인민군을 추대하는 것과도 같은 비상식의 극치를 보이는 것과 같다.

온몸을 바쳐 당을 위해 싸웠던 사람을 선거에서 졌다고 헌신짝처럼 버리면 누가 그 당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는가?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그런 당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이런 납득할 수 없는 행보를 하면서 어떻게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겠는가? 새누리당이 지향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은 무조건 물갈이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당의 정체성을 목숨같이 지키면서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그것이 평소 박 비대위원장이 주장하는 원칙과 소신의 정치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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