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사회환원, 노동자 계층 위한 새로운 미국 선언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제45대 대통령 선거에 27세의 흑인 여성이 출마를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사회자유당(PSL)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페타 린제이(Peta Lindsay·사진)로 러닝메이트인 콜롬비아 이민자 출신 야리 오소리오(Yari Osorio)와 함께 대선에 도전한다.

사회자유당은 ‘노동자 계층에 기반 한 마르크스 혁명주의자’의 정당을 주창하며 2004년 설립된 군소 정당. 린제이 후보는 “1930년대 노동운동과 1950~60년대 시민권 운동에 이어 이곳 미국에서 다음 단계로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소수의 월스트리트의 금융 종사자나 대기업 소유주들이 다수의 노동자 계층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미국 국민은 부자들의, 부자들을 위한, 부자들에 의한 정부 하에서 살고 있으며 민주주의 또한 돈으로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정치 입문 초기에 진보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도 대통령이 된 후에는 자본주의와 군수산업의 정치를 받아들이고 아무도 노동자 계층을 위한 투쟁을 펼치지 않는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버지니아 출신으로 어린 시절을 필라델피아에서 보낸 린제이 후보는 하워드 대학에서 아프리카학을 전공하고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이다. 하워드대 아프리카학 교수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중학생 때 ‘필라델피아 학생연합’을 조직해 인종차별 철폐와 교육평등을 위한 학생 시위를 주도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운동가의 삶을 살아왔다.

대통령 후보로서 린제이가 가장 중요하게 내세운 공약은 국민이 떠안고 있는 채무에 대한 지불 유예와 학자금 대출 상환 취소를 선언하고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사회에 의해 만들어진 부는 사회에 속하는 것”이라며 “거대 은행과 기업의 이익을 환수해 일자리 창출과 전 국민 주택 보급 및 보건 의료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반전운동가로서 “하루 300만 달러의 비용을 쏟아 붓고 있는 아프간 전쟁을 끝낼 것”이라 약속했다.

하지만 그의 야망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 대통령 선거법에서 대통령 후보 출마자의 자격을 35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에게는 내각을 조직할 권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그는 “미국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정치에 나설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고려해볼 때 현 선거법은 비민주적인 법률”이라 비판했다. ‘월가 점령 시위’를 통해 촉발된 반자본주의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쓴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20대 젊은이들의 대담한 도전이 선거판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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