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리더십개발원 수료생들 참석한 특별한 시사회

“남자도 총리 할 수 있어요?”

마거릿 대처가 영국 총리 자리에 올랐던 1970년대 당시 영국 남자아이들이 부모들에게 자주했던 질문이다. 영국 총리 관저인 ‘다우닝 10번가’의 첫 여성 주인인 그의 삶은 여성들에게는 롤 모델이었다. 그러나 사실 여성계에서는 대처를 ‘생물학적 여성’으로 평해왔다. 대처가 보여준 리더십이 남성성에 근거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2월 23일 개봉한 대처의 삶을 그린 영화 ‘철의 여인’은 여성들에게 더욱 화제다. 사회 여러 분야에서 여성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전문직 여성들이 본 ‘철의 여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난 2월 17일 명동의 한 극장에서 열린 ‘철의 여인’ 시사회에 이화리더십개발원 수료생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영화는 식료품점 딸이었던 대처가 남성들의 세계로 여겨지던 정치계에 입성해 보수당 당수로 위상을 떨치던 화려한 모습과 함께 남자만 있는 세상에서 여성 혼자서 느껴야 했던 고립과 고독감, 즉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함께 그려냈다. 영화 시사 후에는 김효선 여성신문사 대표와 함께 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됐다.

영화를 본 안이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독일 유학 시절, 대처에 대해 학생들과 그는 여성이 아니라 중성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영화 속 대처는 남성들로 가득한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치적이었던 사람같다”며 “우리 여성들도 이제는 싸움닭이 돼서는 안 된다. 좀 더 정치적이어야 한다는 배움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성학을 공부하고 있는 최형미씨는 “사실 대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했었는데 정치가로서 동료 없이 살아온 대처의 모습이 공감도 되고 동의도 된다”고 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사장을 지낸 박혜란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이사장은 “서로 사랑하고 존중한 동등한 파트너십을 보여준 남편 데니스 대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영화를 보면서 대처가 동성 친구 한 명 없이 쓸쓸히 살아가는 모습은 참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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