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해 현명한 소비의 지혜를 습득할 수 있어

또 다시 인터넷 쇼핑몰 사건이다. 유아 관련 블로그 등에서 특정 인터넷 쇼핑몰 오픈 이벤트로 유모차를 싸게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308명의 소비자들이 1억1000여 만원을 보내고서 물품을 받지 못한 것이다. 리치투유 사건, 하이플러스프라자 사건 등 인터넷 쇼핑몰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만, 사기들이 계속될 것인지, 소비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주 한 TV에서 방영된 내용에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생크림에 사용되는 원료인 식물성 유지가 실제로는 화학제품이며 오히려 동물성 유지가 천연제품이라는 것이다. 무조건 식물성이 좋을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역이용한 판매와 홍보에 소비자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소비자들이 수입 맥주로 알고 비싼 비용을 지불했던 제품들이 바로 우리나라 광주광역시에서 제조됐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내용의 실체는 무엇이며 무엇을 믿을 수 있다는 말인가.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서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소비자역량을 측정해 발표했다. 소비자역량이란 현명한 소비생활을 위해 필요한 실천 능력을 뜻하며 금융과 거래, 시민의 3대 역량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전국 60대 이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61.5점, 보통수준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역량의 각 실천 능력 중에서는 시민역량이 가장 높았고 금융역량이 낮았다.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우리나라의 소비자역량이 높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소비자 피해에 취약한 것은 아닐까? 소비자역량 수준은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소비자역량 진단지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파악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소비자역량 수준을 파악하고 취약한 부분을 검토해서 소비자역량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겠다.

소비자역량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 먼저 인터넷으로 제품 거래를 하고자 할 때는 거래 사이트가 안전한 사이트인지 소비자피해 보상체계는 갖춰져 있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지나치게 싸거나 현금 결제만 요구하는 사이트에서 물건을 거래할 때는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공정한 거래를 하겠다는 윤리적 소비 실천 의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은 어떻게 가능할까? 바로 다양한 독서를 통해서만이 가능할 수 있다. 구체적인 소비자의 권리, 소비자의 책임, 소비자피해보상 등에 대한 독서뿐만 아니라 어떻게 소비생활을 할 것인지에 대해 사유하고 행복한 삶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게 해주는 독서는 중요하다.

지난해 성인들의 연평균 일반 도서 독서량은 11.9권으로, 1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1년에 신문이나 잡지, 만화 등을 제외한 일반 책을 1권 이상 읽는 인구 비율인 독서율도 성인은 72.2%, 초·중·고 학생은 89.1%로 역시 전년보다 낮아졌다.

올해는 마침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독서의 해’다. 책 읽는 사회 풍토와 국민 독서력 향상 등 독서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 제고를 위한 다양한 독서활동을 추진한다고 하니 올해는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해보면서 소비자역량을 높이는 일거양득을 경험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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