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정품 미니어처 산다
소비자들, 정품 미니어처 산다
  • 김희선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2.02.17 11:39
  • 수정 2012-02-17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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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과 정품 미니어처의 기준 애매해
비매품·견본 라벨 부착돼 있으면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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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지난해 8월 공포된 개정 화장품법이 지난 5일부터 시행돼 견본품(샘플) 유상 판매가 전면 금지됐다. 샘플 유상 판매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개정된 화장품법에 따르면 샘플은 제품 홍보, 테스트 등을 위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화장품이므로 무상 제공해야 한다. 그동안 온·오프라인에서 샘플 유상 판매가 이뤄져도 이를 단속·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어 고심해온 정부의 대책이다. 정부는 샘플에는 제조판매업자의 상호 외에 사용 기한이나 개봉 후 사용 기간 등에 대한 표시 의무가 없어 사용 기간 경과 등으로 인한 품질 변질로 소비자 피해 발생 가능성이 있고, 위·모조품에 대한 피해 발생을 예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실제 일부 소비자들은 샘플 구매를 고가의 화장품을 싸게 구입하는 알뜰한 통로로 이용했다. 샘플 구매는 최신 뷰티 트렌드를 따라잡고 적은 용량이 담겨 빨리 소진해 애용되기도 했다. 또 고가의 화장품에 선뜻 손을 뻗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무상으로 받기 어려운 샘플을 구입해 충분히 사용해보고 구매하는 ‘안심 구매’로 이어지는 역할도 담당했다. 

샘플 판매가 중단되며 소비자들이 관심을 옮긴 곳은 월정액 2만원 안팎의 비용을 내고 다양한 고급 브랜드의 ‘정품 미니어처’를 선물 박스 포장으로 받아볼 수 있는 ‘시크릿박스’ 사이트들이다. 화장품 홍보 대행사의 한 수단으로 자리 잡은 시크릿박스 사이트들은 마케팅용으로 나온 제품을 협찬 받아 매월 화장품 샘플을 담은 시크릿박스를 고객에게 월정액 2만원 안팎으로 한정 판매한다. 월정액으로 샘플을 사는 것이 꺼려지기도 하지만 2월 모 업체의 샘플 박스 내용물을 정가 기준 용량으로 환산한 금액은 11만원이 넘는다. 고가의 제품이라 이용하기도 어려웠던 품목까지 포함돼 이를 5분의 1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점은 소비자들을 끌어 모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정품 미니어처’의 기준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샘플의 기준은 제조일자 기재 여부, 제품의 크기와 상관없이 ‘견본’ ‘비매품’ 라벨이 붙어 있으면 샘플로 판단해 판매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시크릿박스 업체 관계자는 “3월부터 판매되는 제품에는 정품 또는 여행용으로 판매되는 미니어처 제품이 사용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국내 또는 수입 화장품 업체에서 판매용 미니어처를 생산 유통하는 곳은 많지 않아 시크릿 박스 등에 샘플이 포함될 가능성은 여전히 농후하다. 

한편에서는 이번 개정이 결국 샘플 판매 때문에 제품 가격 측정이 어려웠던 제조업체에만 희소식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고가의 화장품을 쓰고 싶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워 샘플을 즐겨 구매했다는 김모(27)씨는 “사용 기간, 위·모조품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유통 경로를 투명하게 만들면 소비자들이 좋은 제품을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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