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혁의 음악 감상회에서는 클래식 무대의 엄숙함을 벗어나 그간 궁금했던 점을 묻고 답하는 대화 시간도 있었다. 팬들의 재기발랄한 질문에 임동혁은 기존의 딱딱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쾌한 답변들을 늘어놨다. 임동혁은 ‘저랑 결혼해 주실래요’라고 질문한 여성 관객을 무대로 불러내 포옹을 해주었고, ‘왜 이렇게 멋있냐’는 질문에는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지 않을까. 성형수술 하고 싶은 곳도 많다”고 농을 치기도 했다. 내용 중 일부를 일문일답 인터뷰로 재구성했다.

-금발로 염색한 이유는.

“가끔 염색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마지막으로 염색했던 건 3~4년 전이고 염색을 하고 연주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아무도 날 못 알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가끔 얼굴을 싹 고치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그렇다.”

-건강관리를 위해 평소 즐겨 먹는 보양식은.

“홍삼이다. 뿌리삼, 천삼, 지삼, 양삼 등 종류도 모두 꿰뚫고 있다. 이전에는 어머니가 달여 주셨는데 지금은 내가 직접 한다. 이번 전국 투어 일정을 위해 평소보다 훨씬 진하게 농축한 것을 가져왔다. 물에 타서 마시면 힘이 난다.”

-‘앙상블 디토’의 멤버이자, 함께 클래식계의 아이돌로 꼽히는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와는 여전히 돈독한 사이인가.

“아 일주일 전인가, 뉴욕집 초인종이 울려 현관문을 열어보니 스테판이 서 있더라. 내가 사는 건물의 꼬마아이에게 레슨을 해주고 있었던 모양인데, 그 아이가 ‘옆집 사람이 한국인 피아니스트인데, 연주를 잘하더라’는 말을 해서 막연히 나일 것이라 짐작하고 초인종을 눌렀다고 한다. 함께 뉴욕에 머물고 있지만, 사실 자주 못 본다. 디토 친구들과도 평소에는 연락을 안 한다. 너무 솔직한가.(웃음)”

-연습에 집중이 안 될 때는 어떻게 하나.

“때로 콩쿠르나 연주회가 촉박해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어쩔 수 없이 손가락을 놀려야 하니까 연습을 하긴 하지만 집중이 안 되면 노는 것이 상책이다. 아무리 해도 안 되던 연주가 컨디션 좋을 때 하면 의외로 쉽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민하고 까칠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예민하고 까칠한 것은 맞지만 싸가지는 있다. 말투가 무뚝뚝해서 그렇지 알고 보면 생각보다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징크스가 있는지.

“막연한 징크스는 없는데, 연주회 직전에는 손이 차가워지면 안 돼서 물이 닿는 걸 싫어한다. 볼일을 보고도 물로는 씻지 않는다.(웃음)”

-자신 있는 요리는.

“요리 잘한다. 특히 한식은 닭볶음탕, 김치찌개, 된장찌개, 달걀찜 모두 자신 있다. 언젠가 연주회가 끝난 다음 직접 만든 저녁 만찬을 관객들에게 대접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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