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립 생태계 조성에 힘 쏟을 것”

2010년 도입해 시행 2주년을 맞은 ‘서울형 사회적기업’의 성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사회적기업이 고용과 복지를 연계한 모델로 떠오르며 서울시가 적극 육성, 양적 성장은 달성했지만 관리 부실로 인해 기업의 자생력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서울형 사회적기업(이하 사회적기업)은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인증 요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지정된 업체는 최대 2년간 인건비를 지원받는다. 처음 1년은 인건비가 100% 지원되지만 2년째가 되면 60%로 줄어든다.

시의 적극적 지원 속에 2010년 처음으로 지정된 기업은 110곳. 2년이 지난 2012년 2월 1일 현재 총 411곳이 사회적기업 이름표를 달고 약 4000개의 일자리도 창출했다. 그중 요건을 갖추고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기업은 48곳이다. 대표적으로 ㈜좋은세상베이커리, 문화로놀이짱, 행복한학교재단 등이 좋은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안정적인 수익과 공익적 복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인건비 지원을 받지 않는 기업은 총 98곳(11.6%)이다. 이들은 평가등급 ‘D’ 이하의 기준 미달로 2년차 지원에서 탈락하거나, 인건비 지원이 줄어들면서 자생하지 못하고 인증을 자진 반납했다. 부정 수급이나 근로자 임금 횡령으로 인증이 취소된 기업도 7곳이나 된다. 사회적기업 4곳 중 1곳은 중도 탈락한 셈이다. 특히 지난 10일부로 2년 지원이 끝난 2010년도 1차 지정 기업 중 중도 탈락한 기업은 36곳이다. 이는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32곳보다도 많다.

 

서울형 사회적기업에서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전환된 모범 사례 ‘문화로 놀이짱”.
서울형 사회적기업에서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전환된 모범 사례 ‘문화로 놀이짱”.
지난해 9월 폐업을 결정한 소담차반의 황보태자 센터장은 “아무리 적자를 메우려고 해도 인건비만 지원받는 상황에서 운영비를 충당하기 힘들었다”며 “100% 지원받던 인건비가 60%로 줄면서 직원들 월급도 못 줄 바엔 차라리 사업을 접는 게 모두가 사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문을 닫은 또 다른 사회적기업의 대표는 “2년차 지원에서 인건비 지원이 60%로 줄어든다는 내용을 나중에 들었는데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지원금이 줄어드니 앞길이 막막했다”고 토로했다. 이들 기업의 폐업으로 60대 이상 노인 30여 명도 일자리를 잃었다.

이처럼 서울형 사회적기업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제대로 된 컨설팅과 관리가 부족했고, 사회적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도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물건과 서비스가 우선 구매되는 공공조달이나 판로도 확보되지 못했다. 사회적기업가가 처음 신념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일도 기대 이하였다.

이제 취임 100일이 지난 박원순 시장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시장이 아름다운가게와 희망제작소 등 사회적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사회적기업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시밭길을 걷던 사회적기업 시책이 박 시장의 손을 거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일 서울시는 사회적기업 지원 방식을 인건비 위주 지원에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시 자체적으로 추진해온 서울형 사업과 고용노동부로부터 예산 일부를 지원하는 지역형 사업을 병행해온 것을 지역형 사업으로 일원화하고 예산 절감액을 사회적기업의 생태계 조성에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시 사회적기업팀 이상화 팀장은 “이번 계획은 사회적기업의 양적 성장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 조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일단 기본적인 방향만 설정한 상태며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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