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비즈니스 인권 프로그램이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여성 NGO ‘바이탈 보이시스(Vital Voices)’ 등과 공동 개최한 이번 포럼에서는 이미 이름만으로도 유명해진 아랍 혁명의 주역들이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포럼의 진행은 20세의 리비아 여성 다냐 바시르(Danya Bashir)가 맡았다.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 기간 중 트위터를 처음 시작한 그는 시위 상황을 발빠르게 소개하며 유명해졌다. 바시르가 전하는 소식은 시위 기간 중 카다피 전 대통령의 여행 금지조치와 불안한 국내 상황으로 인해 리비아에 들어가지 못한 외국 기자들이 소화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채워주었다.
그는 “트위터가 없었다면 그와 같은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고 세계는 리비아의 실상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처음엔 자신이 올린 소식을 아랍권 여성운동가들에게 ‘스팸’으로 보냈고 그들이 수만 명의 팔로어들에게 이를 전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바시르의 ‘스팸’ 메시지를 받은 이 중에는 이집트 출신의 언론인 모나 엘타하위가 있었다. 엘타하위는 타흐리르 광장 시위 도중 경찰에게 끌려가 폭행을 당한 후 이를 트위터에 올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인물. 폭행의 후유증으로 손에 붕대를 감은 채 등장한 그는 “여성들의 힘이 여기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있다”면서 “그 이야기들은 페미니즘과 같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 여성의 삶이며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이를 공유하고 교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랍혁명은 타우왁쿨 카르만이라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었다. 예멘 출신의 언론인이자 인권운동가인 카르만은 아랍권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로 조국 예멘의 민주화 혁명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혁명 이후 여성의 권리와 자유가 오히려 축소되는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예멘 권리 감시(Yemen Rights Monitor)’라는 사이트를 운영 중인 예멘의 인권운동가 마리아 알-마사니는 “혁명 기간 중에 여성의 참여는 그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정부 고위직들만 보상을 받은 채 여성들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자국 내에서 힘든 상황에 여성 운동가들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바레인의 언론인인 라 미스 다이프는 바레인 정부를 비판했다는 죄목으로 추방을 당한 후 두바이에서 임시로 거주하며 계속해서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바레인 정부가 언론을 검열하고 있지만 6만 명에 이르는 트위터 팔로어와 4만3000명에 이르는 웹사이트 독자들 덕분에 바레인의 어떤 언론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운전 허용 촉구 캠페인’으로 유명해진 마날 알-샤리프도 포럼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해 시작한 ‘#women2drive’ 캠페인으로 인해 9일간 수감됐으나 여성들의 운전권뿐만 아니라 참정권 허용을 위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