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민·박원상·권해효 등 동료 연극인들 앞 다퉈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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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서울노트’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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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범 / 여성신문 인턴기자
고 박광정은 이름보다 얼굴로 더 알려진 연기자다. 조연으로도 존재감을 잃지 않았던 그는 은막과 스크린,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한 연기를 펼쳐 보였다. 이름만 들어서는 언뜻 떠올리지 못하는 이도 그의 얼굴을 보면 ‘아, 이 사람!’ 할 만큼 여러 작품을 섭렵하며 인상 강한 연기를 선보였다.

폐암으로 투병하던 박광정이 세상을 떠난 지 3년. 그를 기리기 위해 동료 선후배 연극인들이 뭉쳐 배우이자 연출가였던 고인이 마지막으로 연출한 연극 ‘서울노트’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 히라타 오리자의 ‘도쿄노트’를 번안한 ‘서울노트’는 생전 고인이 이끌었던 극단 파크의 대표 레퍼토리다.

2일 첫 공연에 앞서 열린 프레스리허설 현장은 고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열정으로 뜨거웠다. 배우 최용민을 필두로 가장 절친한 벗이었던 권해효를 비롯해 방송과 영화계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원상, 유연수, 민복기, 이성민, 정석용 등 30여 명이 발벗고 나선 것. 최용민씨는 “개런티도 없는 공연이지만 참여하겠다고 덤벼드는 사람이 너무 많아 한 배역을 두세 명이 나눠 공연해야 할 지경”이라는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대중에게는 배우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박광정이지만, 사실 연극계에서는 제작자 겸 연출가로 묵직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연극계 입문도 1992년 ‘마술가게’ 연출을 맡으면서다. 당시 제29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신인 연출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이후에도 ‘강신일의 모노드라마 진술’ ‘모스키토’ ‘비언소’ 등을 통해 연출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했다.

최근 영화 ‘부러진 화살’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 박원상씨는 고인이 연출한 ‘비언소’로 처음 연극계에 발을 내디뎠다. 그런 인연으로 이번 연극에도 참여한 박씨는 고인을 “디렉션이 별로 없는 연출자”로 회고했다. 그는 “영화와 방송으로 번 돈을 후배들에게 술로 아낌없이 베푸셨던 분”이라며 “박 선배가 어느 날 나에게 ‘어떻게 연기할거냐’ 물으시기에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고 답하자 ‘대학로에 있는 모든 배우가 열심히는 한다. 하려면 잘해라’고 하시더라. 그 말을 아직도 잊지 않고 항상 잘하는 배우로 남고자 노력해 왔다”며 고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광정씨가 ‘서울노트’와 연을 맺은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극단 파크의 창단 멤버였던 성기웅 연출가가 연 희곡 독회(讀會) 공연에서 첫 희곡 번역작인 ‘도쿄노트’를 내놓았고, 2003년 박광정이 이를 번안해 초연한 것. 이후 2004년에는 일본 원작 팀과 함께 올린 합동 공연으로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상연됐다. 2005년에는 도쿄로 건너가 원작자 히라타 오리자가 이끄는 코마바아고라 극장에서 일본 관객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에도 2006년과 2008년 꾸준히 재공연되며 극단 파크의 고정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한 것.

‘서울노트’는 가상의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유럽 박물관에 소장돼 있던 귀중한 미술품들이 안전한 서울의 미술관으로 피란 오게 된다는 설정이다. 이 미술관 로비에서 여러 가지 이유와 동기로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과 미술관 직원들이 만나고 혹은 지나쳐 가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대화로 진행되다 보니 지루할 만도 하지만, 깊은 여운과 감동을 줘서 집중하게 만드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소극장 무대를 꽉 채우는 많은 배우들은 동시다발적으로 대사를 늘어놓기도 하고, 때로는 관객의 존재를 잊은 듯 관객에게 등을 보인 채로 서로의 대화에 열중한다. 이 때문에 작품이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는 관객뿐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박광정씨가 생전에 이 연극을 레퍼토리화하는 과정을 목격한 고인의 반려자이자 연극 동료인 연극배우 최선영씨는 “(고인도) 처음에는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던 듯하다. 여러 배우의 대사가 겹치기도 해서 처음 리딩할 때는 다들 정신없어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자꾸 읽다보니 대사 한줄 한줄이 정말 좋았다”고 회상하며 “당시 박광정씨는 연극계에 무언가 대단한 것을 보여주겠다는 생각보다는, 색다른 작품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던 듯하다”고 전했다.

스타로서 빛나는 삶을 산 건 아니지만 연극과 연기를 진심으로 사랑한 이 시대의 진정한 연극인 박광정. 그의 살아 숨 쉬는 예술혼을 만날 수 있는 연극 ‘서울노트’는 12일(일)까지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문의 02-762-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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