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는 늘 평가받고 캐스팅 당해요”
17년 만에 앵커석에서 내려와
“여 아나 최초 정년퇴직이 다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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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정년퇴직하는 여자 아나운서 1호가 꿈이라니까요. ‘사장 되겠다’는 것도 아니고, 꿈 참 소박하죠? 여자 아나운서가 롱런하기 쉽지 않은 방송계에서 앞으로도 많은 후배들이 넘어지고 쓰러지기도 하겠지요. 뒤따르는 후배들이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일할 수 있도록 선례를 만들고 싶어요.”

아나운서 경력 25년 중 17년이라는 긴 시간 뉴스를 진행해온 유영미(50·사진) SBS 아나운서가 지난해 12월 30일 마지막 뉴스를 마쳤다. 그는 지상파 방송 3사 통틀어 최장기·최고령 여성 앵커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미련 없이 앵커석에서 내려왔다. “여성 앵커는 아무리 해도 1번 카메라를 받지 못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포지션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30대면 할머니 소리 듣는다’는 그의 말처럼 한국 방송계는 여성 아나운서에게 젊음이나 아름다움 등의 외형적 특성을 전문성 등 능력보다 더 중시한다. 주요 뉴스와 멘트가 주로 남성 앵커의 몫으로 돌아가는 관행과 함께 중년 남성-젊은 여성 앵커 구도가 정석으로 여겨지는 풍토도 여전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년퇴직까지 ‘버틴’ 여성 아나운서가 없었다. 그래서 유영미 아나운서가 보여준 중년 여성-젊은 남성 앵커의 방송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유 아나운서는 “SBS 입사 전 타사의 채용 면접에서 ‘10년 20년 롱런(long-run)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면접위원들이 웃으시더라. 대학을 갓 졸업한 꿈 많은 여대생이었기에 불쾌한 마음도 있었지만 ‘긴 호흡의 앵커가 되고 싶다’는 꿈은 더 간절해졌다”고 회상하며 “어느덧 그 목표를 훨씬 뛰어넘었으니 스스로 대견한 마음도 든다”며 웃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뉴스의 특성상 사건사고도 많았다. 그중에서도 유 아나운서는 1997년 12월 제15대 대선 개표방송을 가장 아찔한 순간으로 꼽았다. 녹화가 시작된 후에야 원고가 바뀐 것을 안 그는, 옆자리의 동료 앵커도 모르게 임기응변만으로 방송을 무사히 마쳤다. 방송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만큼이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아나운서의 중요한 자질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것.

뉴스 진행에서는 은퇴했지만 아나운서로서의 활동은 계속된다. “초 단위로 쓰던 시간을 분 단위로 쓰고 있다”며 다소 여유로워진 삶에 대해 이야기하던 그는 “가장 엄마 손이 그리웠을 나이에 곁을 많이 지켜주지 못해 항상 미안했던 딸과 함께하는 시간도 늘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출산 후 2달 만에 몸을 추스르고 일선에 복귀하고, 올림픽대회 때문에 한 달씩 외국에 체류하기도 하면서 워킹맘들을 왜 ‘슈퍼우먼’이라고 부르는지 절감했던 그이기에 이런 시간은 더욱 소중하다.

그러나 방송을 쉬엄쉬엄 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노년층을 위한 라디오 방송 ‘유영미의 마음은 언제나 청춘’은 진행은 물론 연출까지 맡고 있다. 1998년부터 진행해 온 이 방송은 유 아나운서에게 ‘보이스 오브 SBS’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그는 이 방송을 통해 노년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에서 노인학 석사학위도 받았다. 저서 ‘두 번째 청춘’(시공사, 2010)도 같은 맥락에서 냈다.

아름다운 노후의 모습을 보여드려 늙음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싶다”며 “40대부터 80대까지 폭넓은 청취자가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한국외대에서 스피치 겸임교수 직을 맡고 있는 그는 아나운서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우아하고 화려해 보이지만, 사실 늘 평가받고 캐스팅을 당해야 하는 직업이다. 아무리 베테랑이라도 프로그램을 맡을 때마다 오디션을 거쳐야 하기에 그 과정에서 상처도 받고 주저앉기 쉽다”며 “언제부턴가 아나운서가 연예인으로 취급 받고 있는데 사실 아나운서는 방송인이다. 우리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등 기초적 소양과 함께 방송에 대한 기본 철학과 스스로의 방향성을 굳건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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