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본능에 의존한 ‘자연주의 출산’
부부가 출산의 전 과정 함께 조율하고 즐겨

 

경기 부천의 ‘열린가족조산원’에서 자연주의 출산을 한 여성들이 아기들을 안고 있다. 맨 오른쪽은 서원심 원장.
경기 부천의 ‘열린가족조산원’에서 자연주의 출산을 한 여성들이 아기들을 안고 있다. 맨 오른쪽은 서원심 원장.
어머니,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 들어선다는 뜻이다. 아이에 대한 책임감은 물론 삶의 새로운 기쁨을 맞보기 때문이다. ‘출산’을 ‘축복’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하지만 인생에서 이렇게 중요한 출산에 대해 얼마나 우리는 주체적일까?  많은 아버지들은 출산의 과정에서 배제되고 어머니의 경우도 의료 시스템에 의지해 출산을 진행한다. 삶의 중요한 단계인 출산에 대해 공포와 무지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는 지금과 달랐다. 집에서 산파의 도움으로 산모의 힘에 의한 출산이 대부분이었다. 여성 안에 출산할 수 있는 본능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던 것이 현대에 들어와 출산에 인위적인 개입들이 들어왔다. 진통제, 촉진제 등 약물 사용과 제왕절개 시술이 그 예다. 아기가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조작이 생긴 것이다.

2000년 전후로 한국에서는 출산문화가 인위적이고 왜곡됐다는 시각들이 늘어났다. 그 결과 가장 오래된 방법이자 인류의 시작과 함께 나타난 자연주의 출산이 부각됐다. 무통분만을 반대하는 병원이나 자연출산을 도와주는 병원이 생겨났다. 또 가족 참여 출산, 아버지가 아이의 탯줄을 자르는 출산도 늘어났다. 가정출산 경험기가 책으로 발간되고 전국의 10군데가량의 조산원에서 출산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자연주의 출산은 전체 출산의 1%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1월 17일 만난 열린가족조산원 서원심 원장은 “의료화된 분만 영역이 한계에 부딪쳤다. 병원출산은 많은 개입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으려는 의도가 있다. 좀 더 빠른 출산을 위해 촉진제를 사용하고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통분만이나 제왕절개가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생긴 합병증이나 회음부 손상의 문제를 다시 의료적으로 접근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조산원에서는 할머니 산파들이 아이를 받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하지만 조산사는 간호대학을 나와서 간호사 자격증을 받은 후 트레이닝과 조산사 시험을 통과한 전문 의료인들이다. 조산원의 경우, 문제를 안 만드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산모들에게 아무 약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진통도 온전히 산모 혼자 힘으로 감당하게 한다. 단 조산사는 출산이 본능이나 순리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한다. 또 의료적으로 응급조치가 필요하면 병원 이송을 진행한다.

하지만 많은 산모가 만일을 대비해 병원을 찾고 있다. 서 원장은 “출산은 생리현상인데 그렇게 두려워하게 된 배경에는 학습의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 삶이 건강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 산모 스스로 자신의 몸 상태를 인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려움이 있는 산모에게는 병원 출산을 권한다. 반대로 자신의 힘으로 출산하고 싶은 분들에게 병원출산은 오히려 상처를 줄 수 있다”며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건강상의 문제를 밝히기 위해 상담이나 혈액검사도 조산원에서 진행한다”고 말했다.

자연주의 출산을 위해서는 자기 몸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또 아기가 어떻게 변화해가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도 요구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과 어머니가 돼가는 변화의 과정에 대해서도 알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입덧의 경우는 위가 좋지 않거나 몸의 찬 기운 때문에 심하게 일어난다. 이러한 몸의 욕구를 이해한다면 산모는 증상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조바심으로 병원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자연주의 출산으로 아이를 낳은 김소진씨는 “출산이 고통스럽다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신랑과 아이, 내가 함께 힘을 합쳐 해낸 첫 경험이라서 뜻깊다.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교육을 들어보고 선택의 여지를 넓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은진씨는 “모든 면에서 아이가 편안하다. 아마도 아기와 엄마가 처음부터 분리되지 않고 함께 있었던 것이 이유인 것 같다. 또 남편의 출산 참여와 아이에 대한 교육과 이해가 아이와 아빠 사이의 애착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며 “출산에서 가장 힘든 것은 뱃속의 아이다. 엄마와 아빠를 만나려는 아이가 가장 힘들다는 것을 생각하고 출산의 과정을 즐겼으면 한다.

서 원장은 “저출산이나 왕따, 학교폭력도 근본적으로는 출산과 관련이 있다. 자연성 훼손이 사랑하고 배려하는 능력을 제거한 것이다. 또 출산을 긍정적으로 경험한 사람은 돈 때문에 아기를 낳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연주의 출산의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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