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학교·치료교육센터 기틀 다져
“한국에도 장애우 고등교육기관 필요”
“이렇게 큰 상을 주신다니 감사할 따름이죠.”
1월 16일 오전 서울 장지동 아이코리아에서 만난 김태련(75·G) 아이코리아(옛 새세대육영회) 회장은 고희를 넘긴 나이로 보이지 않을 만큼 활력이 넘쳤다. 아침 7시께 일찌감치 출근해 업무를 챙긴다는 그는 “워킹맘이니 부지런하지 않고선 일을 할 수 없었다”며 “서너 시간 자는 게 이젠 일상이 됐다”며 웃었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로 30년간 재직한 그는 이대부속중고, 금란중고 교장을 거치며 교육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특히 첫 정서장애아 특수학교인 한국육영학교와 아동발달교육연구원(옛 치료교육센터) 설립 아이디어를 내고 기틀을 다지는 데 힘써왔다.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인 자폐아 배형진씨가 아이코리아 부속 육영학교 출신이다.
그는 지난 70년대 후반 발달장애라는 용어를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부모들이 발달장애아를 집에 감춰놓고 바깥에 잘 데리고 다니지 않을 때였어요. 치료만 해주면 정상으로 키울 수 있는데 말이죠. 장애아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었어요.” 그가 이화여대 부설 발달장애아 치료교육센터를 만든 이유다. 이를 계기로 발달장애심리학이 대학원에 개설됐다. 6년간 소장을 맡아 치료교육기관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산파 역할을 했다.
아이코리아 이사로 있던 그는 2002년 회장으로 부임했다. 아이코리아는 보육교사 양성과 재교육부터 영유아교육 교재·교구 개발, 평생교육원·인터내셔널센터 운영까지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은 ‘아이존’ 운영이 눈에 띈다.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을 돕는 아이존 콘텐츠를 만들고, 다른 아이존들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발달장애아들이 대학생으로 입학해 2년간 직업교육을 받는 ‘TILS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미국 태프트대학과의 교류 협력도 주목할 만하다. 김 회장은 “장애우들의 홀로서기와 독립생활을 교육하는 고등교육기관이 한국에도 개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스트버디스코리아의 봉사활동도 자랑거리다. 김 회장은 기자에게 국제베스트버디스로부터 받은 상패를 보여줬다. 2010∼2011년 전 세계 베스트버디스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국육영학교와 대원외국어고 학생들이 1대1 친구(버디) 관계를 맺고 우정을 쌓고 있다.
김 회장은 “요즘 인터내셔널센터 운영에 힘을 쏟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을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세계시민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