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철권통치 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급사했다. 2008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건강이 회복되어 왕성한 활동을 보였던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김 위원장의 사망은 남북한 정치에 최소한 3가지 차원에서 주목받을 만하다.

첫째, 은둔과 폐쇄 국가인 북한에 3대 세습체제 구축의 성공 여부다.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은 2년 전 후계자로 지목됐지만 너무 젊고 스스로 권력 기반을 쌓을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안정하다. 당장은 당과 군의 파워 엘리트들과 함께 집단 지도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은 북한의 지도체제 전환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내놓은 첫 공식 언급으로 “북한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전환(transition)’을 원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후진타오 주석의 조문을 시작으로 신속하게 김정은 지도체제를 인정했다. 미국과 중국 간에 북한의 안정적인 체제 이전에 대한 암묵적인 조율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론된다.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북한이 미국이나 중국의 통제 밖으로 튕겨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은 당분간 긴밀히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북한이 김정은 체제로 전환되어 개혁·개방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강성대국의 길을 걸을지가 최대의 관건이다.

둘째, 남북 관계의 전환 여부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납북관계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서 보듯이 최악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김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북한 주민에게 조의를 표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등 민간 차원의 조문단 방북을 허용했다. 그 이면에는 안정적 남북 대화 채널 없인 평화체제가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김정일 사망사건은 남북 관계에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북한이 어떤 태도로 나오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새로운 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당위성은 존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 대화 채널 복원은 필수적이고 당분간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북풍의 영향력이다.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 사망으로 우리 사회에 초대형 안보 이슈가 도래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좀 더 냉정하게 분석해보면 안보보다는 평화 이슈가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지도체제가 안정적으로 구축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고 그 기간 남북관계는 필연적으로 긴장 일변도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시대정신으로 도래할 수 있다.

따라서 여권보다는 야권이 유리한 입장이다. 새로 출범하는 민주통합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밝히고 있다. 남북한 평화체제 구축은 두 전직 대통령을 상징하는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한편 김정일 사망으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정치적 유·불리에 대한 평가도 있다. 일부에서는 안보문제가 불거지면 여성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지난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자 박 전 대표 지지층이 무너지면서 이명박 후보에게 패배했던 것을 예로 들고 있다. 이는 잘못된 편견이다. 여성이 안보문제에 취약하다면 외교, 안보 등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인 철의 여인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리더십을 어떻게 펼치느냐가 관건이지 여성이라는 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박근혜 전 대표에게는 자신의 위기관리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총선과 대선에서의 표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와 한반도의 운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성 특유의 리더십을 펼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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