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발명국임을 입증한 직지심체요절(직지)의 정식 책명은 ‘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다. 풀어 설명하자면, 백운 스님이 부처님과 한국, 인도, 중국 등지 역대 고승의 말씀 중 선(禪) 수행에 필요한 내용을 주로 엮은 책이다.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 금속활자로 먼저 인쇄됐고, 백운 스님 사후인 1378년 목판으로도 인쇄됐다. 금속활자본 ‘직지’는 19세기 말 초대 주한 프랑스공사였던 콜랭드 플랑시가 프랑스로 반출, 첫째 장이 떨어져나간 상태의 하권 1권만이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보관됐다.

‘의궤’란 원래 ‘의식과 궤범’이란 말로, 의식의 모범이 되는 책을 뜻한다. 따라서 혼인, 책봉, 국왕 행차, 국가의 각종 제사 등 왕실이나 국가의 주요 행사 과정과 의례 절차, 내용 등을 기록과 그림으로 정리되어 있다. 의궤엔 행사 및 준비 과정을 날짜별로 기록한 각종 문서, 업무 분장 내용과 담당자의 이름, 참여 인력의 규모, 경비 명세 등도 상세히 기록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이수미 학예연구관은 “의궤는 철저한 기록정신의 산물로 예를 숭상하는 유교문화권의 핵심 요소가 담겨있고, 조선시대 국가의 통치철학 및 운영체계를 알 수 있는 자료”라고 말한다.

의궤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임금이 열람하는 어람용. 초주지(草注紙)라고 하는 최고급 한지와 먹, 천연염료로 표현돼 품질과 미학적 가치가 뛰어날 뿐 아니라 사료적으로도 더할나위없이 귀중하다. 특히 이번에 귀향한 외규장각 의궤 대부분은 어람용이어서 한층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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