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0여 년 전인 1944년 4월부터 1945년 3월까지 남한의 평균 발전량은 4.3만㎾로 전국 발전량의 96%인 94만2000㎾는 북한의 차지였다. 가난과 배고픔이 상식으로 통했던 광복 직후, 북한은 일방적으로 남측에 대한 송전을 중단했다. 미국에서 급송된 배에 장착돼 있는 발전기에서 만든 전기를 육상으로 공급했다고 하니 당시 우리나라의 전력 사정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원자력 발전을 위한 정부의 노력으로 20년 후인 1978년 우리나라 최초의 상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했다. 이후 계속해서 원자력발전소가 지어지면서 우리나라 산업체는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고품질의 전기를 싼 값에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값싼 노동력과 더불어 급격한 산업 성장을 이루게 된다. 

이에 따라 1978년부터 2008년까지 30년간 전력 수요의 증가율은 에너지 수요의 증가율을 훨씬 넘어섰고 이는 GDP 증가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리, 월성, 울진, 영광 등 4개 지역에서 21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중으로 발전용량은 1만8716㎿에 이른다.

원자력은 또한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적어 녹색에너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었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박사는 “원자력은 실질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며, 우라늄 채광에서 폐기물 처분까지 그리고 원자로와 부대시설 건설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킬로와트시(㎾h)당 2~6g의 탄소를 배출하는데, 이것은 석탄, 석유 심지어 천연가스에 의해 배출된 양의 약 수백분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핵연료주기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소는 화력발전소와 동일한 전력을 생산할 때 화력발전소 배출량의 0.5~4%의 이산화탄소만 배출할 뿐이고 석탄 채광과 달리 우라늄 채광에서는 열 차단의 주범인 메탄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는 1992년부터 5년을 주기로 기후변화에 관한 평가보고서(Assessment Report)를 발표하고 있는데, 2007년에 발표된 제4차 보고서에서는 원자력을 지구온난화 대응 기술로 제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원자력은 적은 비용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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