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당 모두 극심한 내홍에 빠져들고 있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 쇄신 방향과 방식을 놓고, 민주당은 야권통합 방식을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에 열린 한나라당 의총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한 쇄신 연판장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자 쇄신을 주도했던 핵심 3인방이 당직 사퇴를 선언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 소장은 사퇴의 변으로 “(한나라당이) 변해야 하는데 너무 사태를 안일하게 보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 지도부가 야권통합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진보 통합정당’을 12월 말까지 건설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차기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김부겸 의원은 “통합보다 당 쇄신이 우선이다”면서 “전부 생각이 다르고 정치적 이해와 전망조차 같이 하지 않는 사람들을 통합의 틀 속에 넣기만 하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국민은 기존 정당을 철저히 외면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제3의 신당이 출현할 경우 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

문화일보가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지난 10월 29~30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안철수 원장을 중심으로 야권 인사가 결합해 제3의 신당이 출현한다면 지지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40.9%가 ‘지지하겠다’고 했다. 아직 실체도 없는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이렇게 높은 것은 기존 정당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준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흘 뒤인 지난 10월 29일에 선호하는 정치세력을 묻는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박원순 등이 참여한 제3세력’이라는 응답이 39.3%로 ‘손학규, 정동영 등 민주당 세력’(11.1%)을 크게 압도했다. 야권 지지자들이 제1야당인 민주당을 더 이상 야권 대표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여하튼 10·26 서울 시장 선거를 계기로 여야 거대 정당들이 처한 위기의 실상이 수면 위로 극명하게 떠올랐다. 분명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여야 정당들이 그동안 향유했던 ‘그들만의 리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혐오와 실망이 강력하게 분출됐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를 거치며 유권자들의 고통을 대변해 줄 세력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정당정치의 존재 이유가 희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정당정치의 위기 본질은 정체성 위기와 일체감의 위기이다. 각 정당들이 추구하려는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 특임장관실이 20~30대를 상대로 정치의식을 조사한 결과, 84%가 ‘자신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기성 정당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 ‘정당제도의 실효성 의문’(38.5%), ‘정쟁만 키운다’(29.1%), ‘자신의 이해와 무관하다’(27.7%)를 꼽았다. 한국 정당들은 변화하는 사회환경에 부합하고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불신 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야 정당들은 이런 치명적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쇄신과 통합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고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거듭 강조하지만 뒤틀리고 왜곡된 한국 정당정치는 여성정치에서 그 길을 찾아야 한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가 쇄신의 핵심이 돼야 하고, 동시에 남녀 간의 실질적 평등과 균형이 통합의 요체가 돼야 한다.

이런 본질을 외면한 채 엉뚱하게 다른 곳에서 길을 찾고 있으니 헤매는 것이다. 한국 정당정치 패러다임의 대변혁은 여성의 부드러움과 섬세함 그리고 포용력에 바탕을 둔 소프트 정치가 기능할 때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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