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집안·학벌보다 우선하는 결혼 조건은 자기성찰과 독립의지

 

SBS TV 프로그램 ‘짝’은 여전히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결혼관의 돌출과 과도한 드라마적 요소로 결혼을 오락거리로 만든다는 비판도 받지만, 짝 찾기와 결혼 이면에 감추어진 불편한 진실을 은연중 드러낸다.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SBS TV 프로그램 ‘짝’은 여전히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결혼관의 돌출과 과도한 드라마적 요소로 결혼을 오락거리로 만든다는 비판도 받지만, 짝 찾기와 결혼 이면에 감추어진 불편한 진실을 은연중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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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짝’ 화면 캡쳐
남자는 연봉 2억원에 본인 재산만 10억원 이상, 부모 경제력은 20억~50억원, 직업은 의사, 여자는 연봉 7000만원에 본인 재산은 1억원 이상, 부모 경제력은 역시 20억~50억원, 직업은 교수. 이 정도 스펙이면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자’다. 실제로 이런 미혼 남녀가 전국적으로 200여 명 정도 있다고 한다. 한 결혼정보회사의 분석이다.

회원 등급을 남자는 8등급, 여자는 6등급(남자는 본인 직업이 주요 기준이지만 여자는 3등급까지가 부모 직업이나 자산이 주요 잣대가 된다)으로 세분화해 최고의 짝을 찾아주겠다는 결혼정보회사가 결혼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대한민국. 한편으론 ‘우리 결혼했어요’ ‘짝’ 등 결혼 전후 과정을 리얼리티 쇼로 보여주며 ‘결혼’에 대한 ‘예비학습’을 시도하는 각종 ‘짝짓기’ TV 프로그램이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이런 지난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이혼율과 최저의 출산율이란 기현상이 왜 일어날까.

조건 맞춰 결혼한 커플일수록 이혼율 높아

심리학자 황상민 교수(연세대)는 결혼은 가능한 한 ‘끼리끼리’ 조건이 맞는 짝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다는 데서 한국 사회에서의 결혼의 시행착오 원인을 꼽는다. “조건을 잘 맞추어 결혼한 사람일수록 결혼 이후 이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 결혼 전 서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조건은 결혼과 동시에 ‘당연한 것’이 돼 부부가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결혼 이후엔 결혼생활에 의해 서로를 다르게 받아들이고 서로의 믿음이나 생각을 조정해야 하는 ‘새로운 조건’들에 직면하는 도전과 위험이 따른다.

실제로 온라인 조사 전문회사 엠브레인과 한 언론사가 지난 8월 한·중·일 각국 1000명씩 20~50대 남녀 총 3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는 한국, 특히 여성 입장에서의 결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보여준다. 조사 대상 한국 여성 중 33.4%만 ‘결혼은 필수’(중국 여성 51.6%· 일본 여성 44.4%)라는 반응을 보였는데, 부모에 대한 강한 의존도 외에도 결혼 이후 불거질 경제문제, 시집과의 갈등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큰 이유로 지적됐다. 일례로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은 하지 말아야 한다’에 대해선 한국 여성 54.4%·중국 여성 40.4%·일본 여성 31%가 긍정 답변을, ‘조금 덜 사랑하지만 상대방이 부유하면 사랑할 수 있다’에 대해선 한국 여성 45%·중국 여성 40.2%·일본 여성 24%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결혼 후 시집과의 갈등은 불가피하다’에 대해선 일본 여성 23%·중국 여성 61%에 비해 한국 여성은 65%가 긍정 답변을 했고, ‘시집과의 갈등이 심각해지면 배우자를 사랑하더라도 이혼할 수 있다’에 대해선 일본 여성 18.6%·중국 여성 32.4%인 데 반해 한국 여성은 39.8%가 긍정 답변을 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런 수치는 확장하면 결혼 후 상대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5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서울시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서울 거주 부부 가운데 남편 73.4%는 ‘아내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반면 아내 쪽은 64.9%만 ‘남편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신년 특집 SBS 스페셜 ‘나는 한국인이다- 짝 2부 너는 내 운명인가’에서 75년간 희로애락을 함께한 노부부는 말한다. 다시 태어나도 서로를 ‘짝’으로 선택하겠다며 “다음 생애에서도 서로 생각이 날 것 같은데 어떻게 따로 살겠느냐”고.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 격동기를 살아냈다는 점에서 요즘 세대에 비해 현저하게 정상적이고 평온한 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조건이었을 텐데, 이들의 결혼 만족도는 의외로 높았다. 왜 그럴까.

한·중·일 중 한국 여성 결혼에 ‘가장 부정적’

숱한 사례를 분석·연구해 우리 사회 짝과 결혼의 대중심리를 파헤친 책 ‘짝, 사랑’을 최근 출간한 황상민 교수는 이를 부모 세대와 비교해 뚜렷이 달라진 젊은 세대의 결혼방정식과 그 해법에서 찾는다. 그는 “좀 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문제를 점점 더 어렵게 만드는 것, 이게 바로 요즘 사람들이 당면한 문제”라고 꼬집는다. “서로 좋아하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함께 애 낳고 사는 것”이란 단순한 문제가 여러 가지 조건식에 의해 점점 더 꼬이고 복잡해진다는 것. 조건을 더 많이, 조금만 더 설정하면서 결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길로 열심히 돌고 돌게 만든다. 반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감정은 어떤가’ ‘짝과 나와의 인간적 교감은 어떻게 이뤄지는가’에 대해선 아예 눈을 감아버리거나 등한시한다. 급격히 압축된 고도성장의 후유증으로 ‘타인의 시선’과 ‘외관’을 과도하게 중시하게 된 우리 사회의 후유증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론 자기성찰에 대한 노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자신이 직면한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데 익숙지 않기에 가장 쉬운 방법으로 같이 사는 사람에게서 잘못을 찾아내고 문제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바로 행복하자고 한 결혼이 ‘무덤’으로 급변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짝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알게 될 때, 나와 닮은 누군가가 나에게 와서 짝이 된다”며 짝은 자신의 또 다른 ‘아바타’임을 강조한다. 

압축 고도성장 사회에서 사랑과 결혼 나날이 힘들어져

‘2010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나 홀로 ‘1인 가구’가 400만을 넘어 전체의 23.3%를 차지하고 있다. 1980년까지만 해도 1인 가구가 4.5%에 불과했으나 30년 사이에 고령화, 황혼이혼 급증 그리고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싱글족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인 가구 절반 이상이 여성이며, 특히 결혼 적령기의 대졸 미혼 남녀 중 여성은 남성보다 10만여 명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에서 짝을 찾아 가정을 이루기가 얼마나 힘든지, 특히 여성 입장에선 그 과정이 상대적으로 더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 실례다. 사랑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욕망도 이런저런 직·간접 압력으로 나날이 ‘거세’된다. 

SBS ‘짝-노처녀·노총각 특집’에 여자 1호로 출연했던 ‘100번 연애녀’로 알려진 구모니카(37) 도서출판 M&K 대표는 “요즘 젊은 사람들의 사랑은 ‘정형화’됐다”고 말한다. 기준도 확실해 절대로 사람과 시간을 낭비하려 들지 않고 뭐든지 전략적으로 생각한다고 꼬집는다. 그는 “‘사랑’이라는 보이지 않는 불구덩이에 절대 몸을 던지지 않는다”며 이럴 거면 차라리 “좀 더 치밀해질 필요도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짝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 자체가 없다는 게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가령 상대방의 경제력을 중시한다면 그것이 자신의 기준인지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기준인지 솔직하고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스펙보다는 일에 도움 되는 남자가 ‘최고의 신랑감’”

이런 가운데도 여성의 사회진출과 야망의 크기에 비례해 미미하게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다.

유수한 대기업에서 마케팅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올 초 과장으로 승진한 30대 초반의 우미정(가명)씨는 “이제까지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내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토록 되기 힘들다는 여성 임원, 나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며 이상적인 배우자의 조건으로 집안, 학벌보다도 훨씬 중요한 것이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발전적이고 동반자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단언한다. 명문 여대 출신인 우씨는 그의 친구 중 과반 이상이 결혼했고, 대부분이 워킹맘들이라며 “이들이 실제 살아보고 꼽는 최고의 신랑감은 자신의 일을 포기하지 않도록 외조를 아끼지 않는 남편이라고 하더라. 이게 훌륭한 스펙이 줄 수 없는 성공하는 결혼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학벌보다는 현재 그 사람이 자신의 일을 얼마나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하느냐가 더 중요하며, 외모는 보지 않는다”고 웃는다.

“기본적으로 결혼은 ‘선택’이라 생각하지만, 한 번 태어나기도 힘든 삶에서 ‘결혼’은 하나의 거부할 수 없는 인생 사이클 아닌가. 지금은  일에 집중하느라 별로 결혼에 대해 생각하지 않지만, 기회만 닿는다면 아내, 엄마, 며느리, 이 다양한 역할을 만끽해보고 싶다.”

‘불 같은 사랑’에 대한 막연한 믿음도 있지만 “결혼으로 천지개벽할 일이 생긴다는 생각은 아예 금물”이라고 생각하는 대한민국 여성들. 이들이 결혼에 따라붙는 온갖 수식어의 군더더기를 적절히 제거하고 자신의 주체적 의지로 스스로의 욕망을 솔직하게 응시할 때 현명하고 행복한 결혼으로의 첫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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