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인생의 반 고비를
지나는 순간 갑자기 휘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죽음에 대한 친화력이 강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자살을 꿈꾸는 것으로 괴로움을 잊고 잠들 수 있다’던 니체의 말에 동감하기도 했다. 그런데 산 정상 바위에서 줄 하나에 의지해 몸이 대롱대롱 매달리는 순간, ‘살고 싶다’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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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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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지 기자
스스로를 ‘평지형 인간’이라 자처하던 김별아(42·사진). 그런 그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은 그의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그는 그 변화의 과정을 오롯이 담아 여성신문에 15회에 걸쳐 실었다. ‘김별아의 백두대간 종주기’ 연재를 마친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흔, 인생의 반 고비를 지나는 순간이 오자 삶이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고 익숙해지더라. 이대로 사는 대로 살면 그야말로 고여 있고 변화 없는 삶을 살겠다 싶었다. 갑자기 휘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싫어하는 일, 꺼리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일이 등산이다.”

단순히 등산을 시작한 게 아니다. 격주로 꼬박 2년여 동안 꾸준히 진행된 대장정. 단순히 ‘하고 싶다’고 해서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산행에는 아들이 다니는 대안학교의 학생들과 부모들도 함께 했다.

그는 “아이에게 돈보다 값진 추억을 물려주고 싶었다”며 “산행을 시작할 때는 백두대간을 폭파하겠다며 과격한 반응을 보이던 아이가 나중에는 함께 히말라야를 같이 오르고 싶다고 할 정도로 변화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제 그에게 산은 곧 삶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그는 “어차피 삶 자체가 목적이자 이유이기에, 최근에는 외부적으로 힘든 상황을 바꿀 수 없을 때 나 자신을 지키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산도 마찬가지다. 산에 오르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으니까’라는 답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별아 작가가 생각하는 산의 가장 큰 매력은 ‘항상 그곳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꽃, 나무 등의 자연은 항상 변화무쌍한데, 산은 또 의연하게 항상 그곳에 있다는 것이 참 위안이 된다”며 “더구나 산에 오를수록 경외스러운 마음까지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종주기를 함께한 동료들은 “까불지 말자”라는 구호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등산 인구가 많아지면서 멋진 아웃도어를 차려입고 화장도 곱게 하고 산에 오르는 사람도 많지만, 우리처럼 하루 16킬로미터가 넘는 강행군을 하려면 민낯은 물론이고 볼꼴 못 볼꼴 다 보여줘야 한다”며 “그러니 내가 만물의 영장이라고 잘난 척하고 있을 수가 없다. 완벽주의자, 성취 지향적이던 내가 많이 겸손해지고 편안해진 것도 산 덕분이다”라고 밝혔다.

“작가가 되는 것은 쉬웠지만 작가로서 계속 살아가는 것은 힘들다.”

김별아씨는 작가의 꿈을 17세 문학소녀 시절부터 키웠다. 1994년 등단 이래 “치열하고 독하게 해야 하는” 작가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작가는 이유를 “고통스러운데도 행복하니까, 고통보다도 행복이 크니까, 고통까지도 행복하니까”라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부터 책과 글 말고는 친구가 많지 않은 “사회성 부족”이었던 그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해준 것도 글이다. 그는 “글을 통해 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사람과 세상을 만났다”며 “돈이 안 됐어도 행복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가는 2005년 ‘미실’로 스타 작가로 발돋움하기까지 꽤 오랜 시절을 무명으로 보냈다. 그는 그 시절을 오히려 전화위복이었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인기 작가였다면 나만이 쓸 수 있는 작품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 그런 고민의 결과가 ‘미실’ ‘논개’ 등 역사 속에서 왜곡돼 있던 여성 인물에 대한 재조명이다. 이제 역사소설은 그의 전매특허가 됐다.

앞으로도 작가는 역사 속 ‘나쁜 여자’들을 발굴하는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다. 그는 “특별히 나쁜 여자, 악녀라는 게 있을까. 여성은 긴 세월에 걸쳐 여성은 성녀·창녀의 이분법으로 왜곡돼 왔다”며 “예술의 본령은 세상을 교란하는 일. 남성 작가가 여성에 대한 편견을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 힘으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김별아 작가는

1969년 강원도 강릉 출생.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3년 실천문학에 ‘닫힌 문 밖의 바람소리’를 발표하며 등단. 2005년 장편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 대표작으로는 소설 ‘미실’ ‘영영이별 영이별’ ‘논개’ ‘가미가제 독고다이’와 산문집 ‘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 ‘이 또한 지나가리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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