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클러스터 구축에 힘 쏟겠다”
서울·광주 이어 세 번째… 공직에 ‘여성 파워’ 기대
“과학을 지역 발전의 성장엔진으로 키우는 데 열정을 쏟겠습니다. 원자력 클러스터, 경북형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등 과학과 산업을 연계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일조할 것입니다.”
이인선(52·사진) 경북도 정무부지사의 취임 일성이다. 1일 취임식을 가진 이 부지사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학기술 분야와 투자 유치가 주업무”라며 “동해안을 원자력산업 클러스터, 에너지 클러스터로 구축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광역자치단체 여성 부단체장은 서울과 광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 부지사는 국내외 세일즈 외교를 통한 투자 유치 업무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또 방사광가속기 건설, 막스플랑크연구소 등 과학 인프라 간 협력을 강화하고 산업과 연결시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의 발탁은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민선5기 공약으로 여성 정무부지사로 임용을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경북도는 “디지스트(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원장, 국가과학기술분야 위원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지역과학 발전에 헌신한 과학 전문가”라며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지역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며 발탁 배경을 밝혔다.
그는 디지스트 원장으로 있을 당시 과학계 국책연구기관장 중 유일한 여성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부지사로 발탁되기 전엔 계명대 대외협력 부총장을 지냈다.
공직의 ‘유리천장’을 뚫은 비결을 묻자 “내가 가진 에너지를 일에 다 쏟아부었다”며 “가족보다 일을 우선시했다”며 웃었다. “디지스트 원장 재임 중 일주일에 평균 3.5회가량 서울로 장거리 출장을 다녔어요. 고속철도 이용 거리가 9만6000㎞에 달했죠. 오전 6시에 기상해 새벽 1시에 퇴근하는 강행군이었어요. 중앙부처 위원회의 30%를 여성에게 할당할 것을 주장하면서 제대로 출석하지 않고, 일도 안 하면 문제니까요.”
대구·경북 지역은 보수색이 짙기로 유명하다. 광역자치단체는 유독 보수성이 더 강하다. 이 부지사의 발탁이 공직에 ‘여성 파워’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여성계에선 다른 지자체들도 ‘여성 부지사 등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