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장점 살린 아이템 끝까지 밀고 가는 뚝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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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여성이 크게 늘었다. 20~30대 청년층부터 집안 살림만 하던 주부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그러나 막상 창업에 성공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렇다 할 준비 없이 남들 다 하는 식당과 카페로 무작정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여기 밑바닥부터 시작해 당당하게 창업에 도전한 여성들이 있다.

지난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고양시 킨텍스(KINTEX) 제2전시장에는 예비 창업자들과 관련 기업의 축제 한마당인 ‘대한민국소상공인 창업박람회(GBEX2011)’가 열렸다. 첫날이었던 25일 이른 오전부터 박람회장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350개 업체가 마련한 500개 부스 중에서도 맛깔스런 반찬이 진열돼 있는 ‘맛샘반찬’ 부스가 눈에 띄었다. 5명의 60대 여성이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부스 정리에 한창이었다. 이곳의 김안순(52) 대표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사는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에 반찬가게를 열었다. 김 대표는 “30년 넘게 손맛이 좋다는 주위 칭찬을 많이 들어 시작했지만 가게가 외곽에 위치해 있고 매출도 크지 않아 아직 운영이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한번 반찬 맛을 본 손님들은 또다시 찾을 만큼” 화학조미료 없이 마을에서 키운 농산물로 만든 반찬들은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최근엔 경기도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아 인건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매출 압박은 여전하다”며 “그러나 누구보다 정직하게 음식을 만들어 이렇게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희망했다.

많은 청년 창업자 중에는 간혹 여성들도 눈에 띄었다. 그중 부스 가득히 아기자기한 애견 캐릭터가 가득한 ‘얼그레이 스튜디오’의 이윤빈(34) 대표를 만났다. 6년간 프리랜스 캐릭터 디자이너로 활약하다 1년 전 창업에 도전한 이 대표는 현재 2명의 직원과 함께 애견 캐릭터를 개발,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와 캐릭터 제품을 만들고 있다. 얼그레이 스튜디오의 대표 캐릭터는 반야심경을 외면서 공중부양을 하는 강아지인 ‘반야츄츄’. “애견 인구는 늘고 있는데 이들이 좋아할 만한 애견 캐릭터는 없어 도전하게 됐다”며 창업 동기를 말하는 이 대표 역시 30년간 강아지를 키운 애견인이다. 그러나 그에게도 창업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디자인을 전공한 그에게 경영관리와 마케팅, 영업은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진 것. 하지만 그는 “공부하는 자세로 한 걸음씩 배우고 있다”며 “내년엔 웹툰 연재를 시작하고 이후 문구류와 피규어 등으로 제품화도 기획하고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바이어들이 쉴 새 없이 몰리는 바람에 인터뷰가 쉽지 않은 창업자도 있었다. 디자인 연구개발 업체 에이피홈(APHome) 박혜경(43) 대표는 앞서 소개한 창업자들의 선배격이다. 19년 전 소품 디자인 시장에 뛰어든 박 대표는 7년 전 “일보다는 아들 곁에 있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회사를 접고 4년간의 경력단절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디자이너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이탈리아 밀라노로 디자인 유학을 다녀왔고 3년 전 현재의 에이피홈을 재창업했다고. 현재 에이피홈은 경기도형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고 다문화 및 저소득 여성들을 채용해 인테리어 재활용품도 제조하고 있다.

그는 창업하려는 여성들에게 “남과는 다른 아이템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무턱대고 시작하기보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우면 ‘달걀로 바위를 치면 바위가 깨지는’ 내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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