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생 문화예술인들 왼쪽부터 이지영, 김하늘, 김영미, 김호중, 이성혜, 유재연, 윤지선, 한서혜씨.
88년생 문화예술인들 왼쪽부터 이지영, 김하늘, 김영미, 김호중, 이성혜, 유재연, 윤지선, 한서혜씨.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태어난 이른바 ‘88둥이’들. 기성세대보다 훨씬 뛰어난 디지털 감성과 글로벌 마인드, 자신감을 무기로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여성신문이 이들 88둥이 중에서도 창의력을 무기로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을 만나봤다.

발레리나 한서혜, 재즈보컬 김영미, 골프선수 김하늘, 화가 겸 미디어아트 작가 유재연, 판소리꾼 윤지선, 패션업계 이끌 재원 이성혜, 연극배우 이지영 등 8인. 젊은 나이에 사회에 진출한 불안감과 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 붙어도 당당히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동시에 가지면서도, 끊임없는 노력으로 내실을 키우고, 사회참여에도 적극적인 ‘팔팔(88)’한 청춘들이다.

성공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88둥이 문화예술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인생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뿌리 깊은 유교문화 탓에 집안의 기대를 안고 입신양명해야 한다는 이전 세대 사고방식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재즈가수 김영미씨는 “직업은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기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페인팅과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신예 화가 유재연씨는 “부지런하고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취직하고 회사 다니는 것은 재미없을 것 같기도 하다”면서 “경쟁사회에서는 한 템포 뒤처져 있더라도,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내 방식대로 표현하고 이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나이에 자신의 이름을 건 작품을 선보이는 프리랜서로 독립한 만큼 불안감도 크다. 여느 ‘88만원 세대’처럼 청년 실업과 저출산·고령 사회가 가져올 부양 부담감도 있다.

강한 열정으로 가치 있는 일에는 과감한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다

연극배우 이지영씨는 “극단 등 단체에 소속된 것도 아니라서 사실은 스스로 ‘정말 대책 없는 아이인가’라는 생각도 한다. 더구나 집이 지방이라 기본 의식주 해결도 고민”이라면서 “‘먹고사는 일’은 요즘 함께 작업하는 또래 배우들에게도 최고의 화두”라고 전했다.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상과 가치를 꿈꾸고, 이를 실현해낼 힘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 자신감은 88둥이가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연극배우 이지영씨는 이를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표현했다. “빼어나게 예쁘지도, 연기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더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창작 판소리를 선보이고 있는 소리꾼 윤지선씨도 마찬가지다. “국악 뮤지컬인 판소리가 대중적이지 못해 열심히 작품을 만들어 올려도 환영받지 못할 때가 많더라. 그런 때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면서도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나면 ‘다음은 더 잘할 수 있다’ ‘조금만 더 하면 되겠다’는 자신감이 붙어서 못 그만둔다”고 전했다.

골프 선수 김하늘씨는 ‘세리키즈’라 불리는 쟁쟁한 동료들을 제치고 국내 상금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발레리나 한서혜씨도 국내 굴지의 발레 단체인 유니버설발레단의 단원으로 ‘심청’ ‘오네긴’ 등 작품에서 주역을 맡으며 최고의 프리마돈나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쉽게 이 자리에 오른 것은 결코 아니다. 토슈즈를 신고 골프채를 잡으며 한길에 매진한 것이 벌써 15년 남짓한 세월이다.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는 ‘발전’이 최대의 화두

김하늘씨는 “다른 친구들이 공부에 스트레스 받을 때 우리는 방학이나 소풍 등 즐거움을 반납하고 연습했다. 더구나 골프는 너무 예민한 운동이라 시즌이 끝나면 한동안 휴가를 받는 다른 분야 선수와는 달리 3일 이상을 쉬어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야 골프가 재밌어지려 한다. 내게 부족한 것도 보인다”며 “더 발전하기 위해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지려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한서혜씨도 “어린 나이에는 부족한 것이 많았던 만큼 발전도 빨랐다. 지금은 정체돼 있는 기분이 들어 가끔은 속상하기도 하다”면서도 “이런 때일수록 자신을 다지고 더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과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

발레리나 한서혜씨는 문화예술인의 인권을 대변하면서 대중에게 발레를 알리는 ‘발레 대변인’을 꿈꿔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화가 유재연씨는 작품을 통해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한다. 디즈니 만화 장면에 전쟁 장면을 오버랩시켜 전쟁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독려하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작업을 한다. 세계 3대 디자인 스쿨인 미국 파슨스에 재학 중인 미스코리아 진 이성혜씨는 디자인학도로서 한국적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목표다.

SBS의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을 통해 화제가 됐던 김호중씨는 현재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포진해 있는 독일의 RUTC아카데미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있다. RUTC 측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스타킹’ 화면을 보고 김씨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나를 길러주신 할머니를 몇 해 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면서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며 “성악의 본고장에서 열심히 공부해 한국이라는 이름을 유럽 극장에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즐겁고,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일에 몰두하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협동하고 연대하는 88둥이들의 힘찬 발걸음이 바꿔나갈 새로운 사회를 기대한다.

 

* 연극배우 이지영

올해 8월 상명대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이제 막 프리랜스 연기자의 길에 접어든 신예 연기자다.  2인극 ‘한 사람을 위한 이중주’(연출 백순원, 11월 10~13일)에서 여주인공 역을 맡았다.

* 골프선수 김하늘

지난 16일 제12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다승자라는 의미와 함께 상금 순위 1위의 영예까지 안았다. 

* 재즈보컬 김영미

2011 울산 재즈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실력 있는 재즈 보컬리스트다. 천년동안도, 에반스 등 재즈클럽을 기반으로 꾸준히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예원예술대 실용음악과 졸업반.

* 성악도 김호중

고등학교 재학 시절 SBS ‘스타킹’에 출연해 단숨에 한국 성악계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초등학교 때 가출한 부모 대신 할머니와 단둘이 지내며 온몸에 문신을 새기는 등 방황의 시절을 보냈다.

 

* 패션업계 이끌 재원 이성혜

세계 3대 디자인스쿨 중 하나인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에 입학한 재원이다. 4살 때부터 클래식 바이올린을 전공했고, 취미는 한국무용의 오고무인 예술 계통의 팔방미인이다.

 

* 화가 겸 미디어아트 작가 유재연

이화여대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 진학해 현재 휴학, 석사 유학을 준비 중이다. 젊은 작가들의 모임인 ‘초아살롱’ 등에서 활동하며 활발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 판소리꾼 윤지선

국악 뮤지컬 집단 ‘타루’에서 창작 판소리를 선보이고 있는 젊은 소리꾼이다. “소리뿐 아니라 연기나 몸짓 등 무엇이든 잘하는 소리꾼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욕심 많은 신예다.

 

* 발레리나 한서혜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 출연해 ‘얼짱 발레리나’라는 별칭을 얻은 유니버설의 간판 스타. 발레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USA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무대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