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령(1013) - 갈전곡봉(1204) - 왕승골 - 쇠나드리 - 조침령 - (진동리)(강원 인제군 기린면, 홍천군 내면, 양양군 서면)

-총22.85㎞. 10시간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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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혜준
봄은 낮은 데서 높은 데로 솟구치고, 가을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내려온다. 봄꽃이 사람의 마을로부터 산꼭대기로 스멀스멀 손을 뻗친다면, 가을 단풍은 산에서부터 시작해 아랫마을을 시나브로 물들인다. 그러하기에 산은 성큼 다가온 가을의 낙하를 느끼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마루금을 걷는 내내 시야가 누르고 붉다. 맑고 서늘한 소슬바람이 일찌감치 껴입은 두툼한 내피 사이를 파고든다. 또 하나의 계절이 이렇게 지나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현자 솔로몬의 말에 의지해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가 바야흐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진고개와 한계령 사이에 자리한 또 하나의 고개인 구룡령을 넘고 나면, 남측 백두대간 종주에서 갈 수 있고 가야만 할 구간은 마지막 하나만이 남게 된다. 먼눈으로 보면 까마아득하기만 했던 산이 지척지척 내디뎠던 한 걸음 한 걸음에 어느덧 발아래 놓였던 신비처럼, 무거운 숙제 같기만 했던 대간 완주가 마침내 코앞이다. 오늘은 마침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신 것을 기념하는 한글날! 참으로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우리말 중의 하나인 ‘시원섭섭하다’는 표현이 꼭 지금의 내 마음이다. 한편으로는 답답한 마음이 풀려 흐뭇하고 가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섭섭한 이 야릇하고 알쏭달쏭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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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혜준
그런 아리송한 상태를 대변하듯 오늘의 구간은 별 특색 없는 길고 평탄한 육산이다. 전체적으로 길이 숲에 가려져 있어 능선을 타는 동안 전망을 확보할 수 없다. 짐짓 심심하고 지루해지기 쉬운 구간이다. 나뭇가지마다 달려 휘날리는 리본들을 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길인 듯한데, 군데군데 다리쉼을 할 나무 벤치들은 잘 만들어져 있지만 이정표에 거리 표시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여기가 왕승골 삼거리인지 연내골 갈림길인지 황이리 갈림길인지 계속 헷갈린다. 하지만 이제 제법 노련한 대간꾼이 된 우리는 강한 체력과 인내심으로 꿋꿋이 산행을 즐기기만… 하면 좋겠지만, 여전히 지쳐 힘겨워하고 지겨워 투덜대며 간다. 아무나 도사가 되는 것도 아니고 산은, 삶은 그리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다만 우리를 위로하는 것은 여태껏 그러했듯 지금의 괴로운 순간도 곧 지나가리라는 것이다.

산행이 끝나고 산채비빔밥을 ‘흡입’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제안을 하나 했다. 평소 원고지 다섯 장 이상으로 정한 산행기 분량을 자유로 하는 대신, ‘내게 백두대간이란 무엇이다’라는 주제의 글로 이번 산행 후기를 대체하자는 것이다.

“나에게 백두란 내 삶의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다. 백두를 하면서 내 삶의 전반적인 것들이 바뀌어 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중2 상필이는 백두대간을 ‘터닝 포인트’라고 불렀다. 열다섯 살짜리의 ‘삶의 전반적인 것들’이 과연 무엇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내가 마흔이 넘어서야 겨우 만난 ‘전환점’을 고작 열다섯 살에 알게 되다니, 그 조숙함과 성숙함이 부럽다. 그런가 하면 중2의 지혜와 충연이와 찬동이는 제각각 다른 표현으로 백두대간을 돌이킨다.

“나에게 백두대간은 힘들고 즐거운 추억상자다.”

“나에게 백두대간이란 중독이다.”

 “백두대간은 나에게 샤워다! 샤워할 땐 추운데 하고 나면 개운한 것처럼, 백두도 할 땐 힘든데, 끝나면 너무 좋다.”

또 중2 솔희에게 백두대간은 ‘연결고리’, 중3 채운이는 ‘만나는 곳’이라고 한다. 동행 없이 걸을 때면 말없이 홀로 생각하는 시간이 생겨 좋았지만 그 순간에도 아주 혼자는 아니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백두대간과 만나는 중이었으니까.

“나에게 백두대간은 끈기를 길러주는 하나의 공동체다.”

중3 용준이는 친구들을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배울수록 어렵고 살수록 더욱 힘든 것이 타인들과 어울려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를 이루는 일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자연스레 자연 속에서 함께 시련을 겪고 고통을 극복하며 세상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공동체’를 배우고 있다.

“나에게 백두란 생각의 방이다.”

고2 기영이의 말대로 백두대간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생각을 키우는 방이자 학교였기 때문이리라. 어른들은 마구잡이로 달리고 떠들기만 하는 아이들을 걱정하기도 했는데, 그들은 어른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미 스스로 생각하며 성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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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혜준
“나에게 백두대간이란 꿈결이었다.”

“나에게 백두대간이란 아쉬움이다.”

그렇게 성큼 자란 아이들은 지나간 길을 아쉬워한다. 중3 우린이에게 백두대간은 가끔 무섭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대부분 힘들지만 깰 때는 정말 아쉬운 그런 꿈결이었기에, 나중에 자신의 아이들과 다시 함께 백두대간 종주를 하고 싶다는 맹랑한 꿈까지 꾸게 한다. 하지만 인걸이는 종산식 즈음에 다다라 더욱 커지는 아쉬움을 새로운 희망으로 위로한다. 이우학교 백두대간 6기는 공식적으로 끝이지만 북쪽 구간도 있고, 그보다 더 많은 산들이 있고, 계속 걸어갈 삶이 있다는 것을 되새기며 그 긴 길을 꿋꿋이 걸어가겠노라고.

중3 혜준이, 나의 아들아이는 백두대간을 친해질 만하니 헤어져야 하는 ‘베프(best friend)’라고 부르며 그에게 말을 건다. 

“고마우이, 백두대간. 그대 덕분에 나는 몸도 마음도 한층 자란 것 같다우!”

그동안 등산화를 세 번이나 갈아 신을 만큼 몸이 훌쩍 자라고, 처음엔 산행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다가 이제는 제일 먼저 지도를 정독할 만큼 마음이 큰 아들아이를 끌어안고 기나긴 마루금의 한 지점에 머물러 서서 조용히 속삭인다.

“혜준아! 훗날 엄마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을 때, 산을 보며 엄마와 함께 했던 시간을 추억하렴. 저 아득한 능선을 엄마와 같이 탔지, 우리 그때 참 힘들지만 즐거웠지….”

머리통 하나가 더 큰 아이는 아련한 목소리로 부탁이자 당부를 하는 내 어깨를 감싸안고 믿음직한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린다.

“알았어, 엄마. 꼭 그렇게 산과 함께 엄마를 추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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