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로 성폭력 피해자 지원 강화에 대한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데도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에 책정된 내년 예산은 올해에 비해 불과 1억원 증액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5일 발표한 2012년 예산안은 올해에 비해 4.4% 증액된 4447억원. 여성가족부는 이 중 성폭력 피해 아동과 여성을 전문 지원하는 해바라기 여성·아동센터 운영비 지원과 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운영 지원 등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내실화를 위한 예산으로 불과 1억원 증액한 390억원을편성했다.

또 아동여성보호지역연대 운영활성화와 학교에서의 성 인지적 인권통합 교육 등 지역사회 안전을 위한 예방활동 강화에 5억원 늘어난 12억원이,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 및 공개 제도 운용 확대 등 아동·청소년 성 보호 강화를 위한 예산은 5억원 늘어난 60억원이 책정됐다.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지원과 관련된 예산을 다 합쳐도 462억원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여성가족부가 성범죄 피해자 지원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의 정책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다문화 가족 지원 분야 예산과 여성 취업지원 예산은 큰 폭으로 늘었다.

2012년도 예산안의 주요 부문별 편성 내용을 보면, 새일인턴·직업교육훈련 등 경력단절 여성 취업 지원이 232억원에서 283억원으로 22% 늘었다. 또 위기 청소년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 강화와 청소년 체험 프로그램 확대 등 건강한 청소년 육성에는 78억원 늘어난 1037억원이 편성됐고, 특히 다문화 이해교육 확대 및 다문화 가족의 정착 지원을 위해 576억원이 편성돼 지난해에 비해 68억원 증액됐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해바라기아동센터와 원스톱지원센터를 가보니 시스템은 훌륭하지만 공간이 협소하고 인프라 구축이 충분하지 않아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느꼈다”며 “하지만 예산안 편성이 끝난 후 취임했고 지금의 예산 확보도 담당 실무자들의 많은 노력으로 어렵게 따낸 것으로 들었는데 내년에는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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