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청소년센터에서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무지개청소년센터 제공
무지개청소년센터에서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무지개청소년센터 제공
언어소통을 비롯해 한국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상당수의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심리적·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중도입국 청소년은 다양하지만  2000년 이후 급증하기 시작한 국제결혼 재혼 가정의 증가에 따라 나타난 집단으로 한정한다. 구체적으로는 결혼 이민자가 한국인 배우자와 재혼해 본국의 자녀를 데려온 경우와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 중 외국인 부모의 본국에서 성장하다 청소년기에 재입국한 청소년의 경우를 말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주최로 9월 29일 열린 ‘중도입국 청소년 지원정책 개발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중도입국 청소년의 학교 부적응 문제에 대한 내용이 발표됐다. 특히 17~19세 집단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 비율은 36.7%에 불과해 고등학생 연령 청소년들의 탈학교 상황이 심각하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22.5%가 ‘학교를 다니는 것이 힘들다’고 답했고, 17.5%가 ‘학교 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 그 뒤를 이어 15.8%가 ‘돈을 벌기 위해서’를 이유로 들었다.

신현옥 무지개청소년센터 소장은 토론에서 “이번 조사 대상자는 2010년 특별 귀화를 신청한 21세 이하 중도입국 청소년 중에서 전화 연락이 가능하고 설문조사를 하겠다고 응한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져 상대적으로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실제 상황은 이보다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출입국 관리소에 귀화를 신청한 부모 동반 입국 청소년 중 21세 이하는 5726명이다. 이를 모두 중도입국 청소년으로 볼 수는 없지만 이를 통해 중도입국 청소년의 대략적인 특성은 파악할 수 있다. 이 집단의 91.3%가 중국 출신으로 경기도와 서울에 68.8%가, 17세 이상의 후기 청소년에 65.5%가 집중돼 있다.

이들의 39.6%가 특별한 준비 없이 한국에 왔고, 22.8%가 입국 전 한국어 공부를 했다고 답했다. 학교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22.7%가 ‘한국말 이해하기’, 19.6%가 ‘책의 내용 이해하기’를 꼽았다.

이렇게 한국에 온 청소년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었다. 한국 사회 내에서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3.7%, ‘다문화 집단’ 28.8%, ‘중국인’ 18.9%, ‘잘 모르겠다’ 18.6%였다.

들꽃피는학교의 민경석 교장은 “중도입국 청소년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한국에 온 아이들이다. 본국에서 가정의 해체를 경험한 아이들도 많고, 청소년기에 친구와 헤어진 아이들은 마음에 상처를 크게 입고 한국에 왔다”며 “이들에게 한국 친구들과의 소통의 기회를 주고 한국 사회가 정착을 도와 학생들이 안 좋은 길로 가지 않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도입국 청소년의 초기 정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레인보우스쿨이 대표적이다. 레인보우스쿨은 서울시 무지개청소년 센터, 한민족학교, 수원이주민센터, 안산 들꽃피는학교, 인천 남동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청주 충북다문화가정지원센터, 광주 새날학교, 익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부산 아시아공동체, 제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9개 지역 10곳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지난 3월 부산 아시아공동체학교, 6월 광주 새날학교 두 곳만 교육감 지정 위탁학교로 지정했다”며 “이를 이수하면 같은 과정의 원적학교의 졸업장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레인보우스쿨이 교육 과정을 인가받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

레인보우스쿨 프로그램이 귀화 시험 관련 혜택을 줄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조혜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토론회에서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레인보우스쿨에 참가하는 것과 별개로 귀화 시험을 봐야 해 귀화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면접이나 필기시험 면제를 위해 법무부의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이수하려고 한다”며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한국 사회 초기 적응에 필요한 레인보우스쿨 프로그램이 귀화시험 관련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정기선 IOM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법무부의 사회통합 프로그램과 레인보우스쿨 프로그램이 중복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완전히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사회통합 프로그램의 귀화 요건으로 충족시켜야 할 교육 내용을 ‘청소년용’으로 개편하고 이를 레인보우스쿨 프로그램과 연계해 교육할 수 있으며 레인보우스쿨의 교육과정도 좀 더 강화·표준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들꽃피는학교의 민 교장은 “중도입국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들에게 맞는 고등학교”라고 강조했다. 중학교까지는 특수반을 통해 수업을 따라갈 수 있지만 교과과정이 복잡해지는 고등학교부터 아이들은 학교를 멀리하게 된다는 것. 민 교장은 “특히 이들을 위한 학교에는 한국인과 중도입국 청소년의 비율을 1 대 1로 맞춰 한국 사회에 적응하게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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