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의 메인 카피는 ‘밝히다’다. 어둠을 밝히고, 눈을 밝히고 그래서 여성폭력의 진실을 밝히고, 여성폭력 생존자의 희망을 밝히겠다는 의미다
올해는 ‘여전히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일상과 투쟁의 나날들’ 그리고 ‘그대 마음과 만나, 피움’ 등의 섹션을 통해 총 6개국, 36편의 영화를 상영했다.
개막작 ‘크라임 애프터 크라임’(Crime After Crime, 요아브 포타시 감독)은 자신을 가혹하게 학대했던 남자의 살해와 관련된 혐의로 인해 25년 동안 감옥생활을 해야 했던 여자, 데비 페글러(Debbie Peagler)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의 석방을 위한 극적인 법정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인 이 영화는 상영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 됐다.
올해는 ‘피움 줌 인’ ‘피움 줌 아웃’ 섹션이 새로 선보였다. ‘피움 줌 인’의 주제는 ‘이것이 공포다’로 다섯 편의 단편과 한 편의 장편을 통해 공포에 대한 재정의를 선보였다. 영화들은 유혈낭자만이 공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이어진 토크쇼 ‘피움톡톡’에서는 이 같은 공포를 ‘축출’할 방법을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피움 줌 아웃’에서는 ‘진짜 사나이’를 주제로 현대 한국 사회에서 ‘남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어떻게 유지되며 강화되는가가 본격적으로 이야기됐다. 네 편의 단편과 한 편의 장편이 상영됐다.
다양한 부대행사들도 준비됐다. 영화 상영 이후 감독과의 대화와 전문 활동가나 출연진이 함께하는 관객 토크쇼 ‘피움 톡톡’이 진행됐다. 영화관 주변에는 올해의 망언 종결자를 뽑는 ‘망언스타K’, 차별과 폭력들을 향해 던지는 당찬 외침 ‘소리질러!!’, 세상을 바꾼 여성들의 이야기 ‘Herstory’, 쉼터 안의 여성들의 이야기 ‘쉼터를 밝히다’ 등 다양한 전시와 참여 행사가 마련됐다.
한편, 개막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이명박 정권이 여성인권을 방치하고 있다”며 “여성인권이 침해되는 경우, 쉬쉬하고 부끄러워해 용기 있게 밝히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해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