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에는 원전 도입 또는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아시아권 국가 대학생들이 참가했다. 총 22개국 35개 팀의 대학생들이 예선에 참가했고, 이 중 10개국 10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에 오른 10개국은 아직까지 원전 시설이 없는 터키, 몽골,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일본, 러시아, 인도, 루마니아, 미국, 캐나다, 한국 등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국제적인 과학 논문 발표대회에서 여성 참가자의 수가 눈에 띄게 많았다는 것이다. 본선에 진출한 2인 1조로 구성된 10개 팀 중 7팀에 여성이 참가했으며, 그중 3팀은 여성 참가자로만 구성됐다.
27일 주제토론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사국으로 주목을 받은 일본의 ‘nuclear.jp’ 팀은 “여론 분석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도 일본인들의 과반 이상이 ‘원자력 에너지는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긍정적 의견을 갖고 있었다”며 “전문가들도 예상 못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원전에 대해 공익 시설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등 ‘사회적 인식’이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면 이제는 ‘기술적 요소’가 태도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이 됐다”며 “일본 내 모든 사용 가능한 에너지원들의 ‘기술 평가’를 위한 제도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이러한 기술평가의 결과를 객관적 숫자 정보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평가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 원자력에 대한 국민 수용성을 높이는 키포인트”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멜피 팀은 2004년 작은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사망 4명, 부상 18명’의 대형사고로 인터넷에 잘못 퍼져 다수의 국민이 살균제인 요오드를 마시고 중독되는 등 큰 혼란을 일으켰던 발라코보 사건을 예로 들며 원자력에 대한 정보 관리의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을 제안했다.
인도의 야누샤키 팀은 인도 인구 11억2000명 중 32.5%가 제대로 된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전력 생산의 2% 정도인 원자력의 의존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원자력을 ‘폭탄’과 ‘괴물’로 보는 국민 다수의 인식을 ‘전력 생산’과 ‘건강’으로 바꾸어야 한다며 32개 공용어를 쓰는 국가 특성상 다양한 언어로 원자력에 대한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밖에도 ‘핵폐기물’이라는 용어를 ‘사용 후 핵연료’라는 긍정적 용어로 바꾸자거나(캐나다), 전기세 고지서의 문구를 친 원자력 문구로 바꾸자(한국)는 등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이날 대회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는데도 캐나다, 미국, 몽골, 터키 등 많은 국가에서 과반 이상의 국민이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원자력문화재단은 10일부터 원전 도입 예상국가 홍보 전문가들을 초청해 ‘원전 국민수용성 증진 국제 워크숍’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