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진보 성향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보수를 대표하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들 두 후보는 한국의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분들이다.

이로써 서울시장 선거전은 여-야, 보수-진보의 대립선상에 시민단체-기성 정당이 경쟁하는 4각 구도가 형성됐다. 한국 선거에서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법칙들이 있다. 우선 시대정신의 법칙이다. 진보와 보수,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동과 서,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남성과 여성 모두가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어젠다가 반영된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은 후보가 승리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이슈를 주도하는 후보가 승리할 것이다. 그것이 복지 이슈가 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둘째, 중도 선점의 법칙이다.

한국 사회는 ‘진보 30%- 중도 40%- 보수 30%’의 ‘단봉형 이념 지형’이 형성되고 있다. 중도층이 진보와 보수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중도는 진보와 보수가 추구하려는 가치를 보고 결정하기보다는 어느 세력이 결집돼 있느냐에 따라 움직인다. 셋째, 연대와 구도의 법칙이다. 선거는 연대다. 연합을 만드는 세력은 승리하고, 그렇지 못한 세력은 패배하는 것이 선거의 철칙이다. 1997년 대선은 DJP 연대를 매개로 호남과 충청이 연대해서 영남을 포위함으로써 승리했다. 한편 2002년 대선은 호남과 충청이 연대해서 영남을 공격함으로써 승패가 갈렸다. 연대를 통해 어떤 구도가 만들어지느냐가 중요하다. 1997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김대중 후보와 양자 구도로 가야 할 것을 이인제 후보를 포용하지 못해 3자 구도로 간 것이 패인이었다. 2002년 대선에서는 이회창-노무현-정몽준 3자 구도로 가야 할 것을 한나라당이 정몽준 후보를 공격해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의 빌미를 줘 선거를 양자구도로 만든 것이 패인이었다.

서울시장 선거도 마찬가지이다. 한나라당 후보와 이석연 후보 그리고 출마할지도 모를 보수 성향의 후보들 간의 단일화를 어떻게 감동을 주면서 만들어 가느냐가 관건이다. 한편 민주당 후보와 박원순 후보 간 단일화는 박 후보가 서울시정에 모든 야권 정파를 포함하는 ‘무지개 플랜’을 제시한 만큼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다. 현재까지는 범여권보다는 범야권이 선거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 같다. 서울신문·엠브레인이 지난 9월 20일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범여권 후보와 범야권 후보 중 누가 시장이 됐으면 좋겠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7.3%가 범야권 후보를 택했고, 범여권 후보를 택한 응답자는 34.3%에 머물렀다.

서울시장 가상 후보 간 일대일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대 박원순은 34.7% 대 50.6%’였다.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보면 현재의 지지율은 누구를 찍을지 결정짓는 변수가 되지 못한다. 더 중요한 것은 어느 후보가 여성 친화적인 스마트(SMART) 공약을 제시하는가다. 어느 후보가 구체적인 여성친화적 정책을 갖고 있는가(Specification). 그 공약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가(Measurement). 여성친화적 공약이 실현 가능한가(Achievement). 그 공약이 여성 시민의 삶의 질 제고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가(Relevance). 그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정교한 일정표를 갖고 있는가(Time-table). 이번 서울시장선거에서 여성 유권자들이 이런 기준에 따라 후보를 선택한다면 감성과 선동에 의한 나쁜 투표에서 벗어나 더 좋은 서울을 만드는 데 앞장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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