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들 쩍벌춤·의자춤
남학생들에게는 “옷 벗어!”

 

고교 축제에서 출연자들이 야한 무대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동영상 캡처
고교 축제에서 출연자들이 야한 무대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동영상 캡처
고등학교 축제의 선정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여학생들은 핫팬츠에 반짝이는 끈 민소매 옷을 입고, 누워서 또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벌리는 일명 쩍벌춤, 의자춤을 춘다. 재킷이나 블라우스, 면 티셔츠 등을 입고 춤을 추기 시작해 몇 단계에 걸쳐 옷을 벗고, 속옷에 가까운 옷만 남기는 안무도 서슴지 않는다.

공연을 펼치는 여성 댄서들은 잘 알려진 걸그룹이나 사설 댄스그룹도 있지만 각 학교 아마추어 댄스 동아리도 상당수다. 여학교 댄스 동아리 중 알려진 몇몇 팀은 여러 학교의 축제에 초청받아 춤을 추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학교 내에서 축제를 위해 일시적으로 팀을 꾸려 공연을 하기도 한다. 여학생 그룹들은 특히 남자고등학교 축제에서 인기가 높다.

일부 남학생들은 비보이 그룹 등을 구성해 초청 공연을 다닌다. 남학생들은 선정적이기보다는 대개 파워나 기술 위주의 춤을 선보이지만 열기가 뜨거워지면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게 “옷 벗어!”라고 외치기도 한다.

환호의 정도에 따라 남학생들이 윗옷을 벗고 여학생들은 열광한다. 여고 축제에서는 남자 교사들의 공연이 인기를 끌기도 하는데, 선생님에게조차 “옷 벗어!”라고 외치는 웃지 못할 광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 8월 서울 소재 한 여고에 다니는 지영은(가명·고1)양은 자신의 학교 축제에 참가하고는 “대단히 충격적이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폐막 공연에 학교 댄스 동아리 가 나와 춤을 췄는데 매일 보는 친구들이 핫팬츠에 반짝이 끈 민소매  복장으로 무대에 누운 채 다리를 벌리고 춤추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지양은 “여학생 스스로 공연을 보러 온 남학생들의 눈요깃거리를 자처하는 것 같아 망신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지양은 또 여성을 도구화하는 데 대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사회자가 외부 공연단으로 초청된 남학생 그룹에 여자친구가 있는지 묻고, 없다고 하니까 그 자리에서 “여자애를 고르라”고 하더라는 것. 지양은 “여학생이 골라 갖는 물건이냐”며 황당해했다. 나중에는 선택한 여학생과 껴안게 시키고, 같이 손잡고 나가게 했다고 지양은 전했다. 남자 공연단에게도 공연 후 객석에서 “옷 벗어!”라는 요구가 잇달아 결국 한 명이 윗도리를 벗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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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난나
서울의 모 여고에 다니는 한주희(가명·고2)양도 비슷한 사례를 짚었다. 학교 축제에 부른 남학생 비보이 그룹 멤버가 모두 상의를 벗었다는 것이다. 결국 기독교 학교인지라 다소 규율이 엄격한 학교 측에서 공연 후 담당 교사가 상의를 벗었던 남학생들을 불러 꾸짖고, “추후 제재하고 다음 해엔 부르지 않겠다”고 엄중 경고했다.

아들을 남자고등학교에 보내고 첫 축제를 한다기에 기대하고 보러 갔다는 학부모 김정은(45)씨는 “학부모 모임에서 단체로 학교 축제를 참관했는데 선정성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고 개탄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예인을 초청했으나 올해부터는 학생들만으로 축제를 꾸미게 한 의도는 좋았으나 초청 여고 댄스팀이 나와 쩍벌춤과 의자춤을 추는 순간 “군부대 위문공연인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뒷자리의 남학생들도 ‘왜 이렇게 덥냐’고 다소 민망해하거나 ‘내가 저 의자가 되고 싶어’라고 쑥덕거려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나고는 남녀 학생들끼리 연락을 주고받기도 해, 많은 남학생이 여학생의 연락처를 받은 학생에게 몰려들어 “가슴 대따 큰 여자애”의 연락처를 공유하기도 했다.

김씨는 “TV에서도 선정적인 춤이 방송이 되지만 TV에서 보는 것과 눈앞에서 보는 것은 다르다”며 “고등학교에서 미성년 여학생들이 선정적인 공연을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단호히 말했다. 김씨는 “오히려 남고의 밴드 발표가 여학생 공연보다 반응이 좋았다”며 “건전한 프로그램으로도 축제를 재밌게 만들고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여학생들이 남학교나 남학생을 초대한 여학교 축제에서 소위 쩍벌춤이나 의자춤을 추는 것은 보편화돼 있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춤들은 이미 5개월 전에 공중파 방송에서도 수위를 제재하기로 하고, 해당 춤을 춘 걸그룹 소속사들에서도 안무를 수정하기로 했던 선정성의 수위가 높은 춤이다.

아직 미성년인 여학생들이 학내에서 선정적인 춤을 추는 모습을 지켜본 학부모들은 “학교에는 이를 제재할 지도교사가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중 각 고등학교에서 치러진 여러 축제를 지켜보며 이미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선정적인 문화에 길들여져 학교 내에서조차 기성 문화를 답습한 선정적 공연을 하는 것에 문제의식조차 갖지 못할 만큼 둔감해진 것이 아닌가 우려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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