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물결 속 여성 이야기 발굴 노력
여성 희생자·영웅·무슬림 등 삶 재조명
9·11 테러 10주년을 맞아 미국 전역에서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여성계 또한 9·11 여성 피해자의 역사를 복원하고 9·11이 여성에게 끼친 영향을 조명하는 등 ‘9·11과 여성’을 주제로 한 온·오프라인상의 다양한 작업을 진행했다.
9·11 관련 다큐, 에세이집 등 창작활동 활발
지난 11일 CNN 방송에서는 CNN 기자 출신인 솔레다드 오브라이언의 다큐멘터리 ‘용기를 넘어서: 9·11의 여성들’(Beyond Bravery: The Women of 9·11)이 방영됐다. 9·11 당시 사건 현장에 출동했던 여성 구조요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경찰 공무원, 소방수, 국제특송업체 EMS의 배달원 등 남성적인 분야에서 오랫동안 고정관념과 싸우며 일해온 이들이 구조 활동에서 활약하는 모습이 감동을 안겨줬다.
지난 5월 출간된 에세이집 ‘직접 이야기하다: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미국 여성’(I Speak for Myself: American Women on Being Muslim)은 미국 내 이슬람인들의 삶을 바꿔버린 9·11 이후 10년 동안 무슬림 여성들의 삶을 소개한 책이다. 40세 이하의 새로운 세대 무슬림 미국 여성 40여 명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이들의 사회적 역할, 베일 에 가려진 삶, 정체성, 애국심, 여성성 등을 그려냈다.
여성 인터넷 뉴스 ‘위민스이뉴스’는 ‘9·11과 여성’을 주제로 한 스페셜 리포트 ‘그라운드 제로의 여성’(Women at Ground Zero) 시리즈를 내놓았다.
인터넷을 통한 여성들의 생생한 이야기 발굴
이 시리즈는 9·11 10주년을 맞아 기자들이 취재한 미국 여성들의 변화된 삶에 대한 보고서다. 배우자를 잃은 많은 여성 이민자들이 영주권을 잃게 된 사연, 뉴욕시 최초의 여성 소방수 브렌다 버크만의 수색작업 회고, 9·11로 어머니를 잃은 딸들의 이후의 삶 등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발굴했다.
대표적인 여성 블로그 커뮤니티 ‘블로그허’는 9·11 10주년을 맞아 이와 관련한 여성들의 수기를 모집하는 이벤트를 열어 200여 건의 이야기를 수집했다. 이들의 글은 그날의 가슴 아픈 기억으로부터, 미국의 글로벌 정책에 대한 분석, 소셜 미디어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를 망라했다.
이중 차별 속에 고통 받는 무슬림 여성들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CBC 방송국의 한 설문조사에선 캐나다인 3명 중 1명이 원주민과 무슬림이 차별받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2005년 정부와 캐나다 무슬림여성위원회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무슬림 여성의 30%가 9·11 이후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경험했다. 캐나다 무슬림여성위원회 관계자는 “무슬림 여성들은 9·11 사태에 마음 아파하면서도 슬퍼하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며 “우리가 가해자라는 죄책감이 항상 따라다니고 있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