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들은 책임없다고 회피만 하는 여가부. 실태조사조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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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청사 앞에서 용역들이 성희롱으로 부당해고를 당한 여성노동자의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농성중인 피해여성 박모(46)씨와 농성동료 권수정(40)씨를 9월 6일 여가부 청사 앞에서 만났다. 공사장을 만들 것이라는 이유로 쫓겨난 옛 농성장은 펜스로 둘러싸여져 있었다. 피해여성 박모(46)씨와 동료들은 펜스로 둘러싸인 공사장 옆에 텐트를 세우고 농성중이었다. “화가 나는 것은 공사장에 들어가는 입구도 없다는 것입니다.” 여가부 청사 입구 펜스는 사방이 꽉 막혀있었다. 펜스 위에는 여가부와 현대자동차에 대한 비난 글들이 빼곡히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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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철거는 용역 30명과 중구청직원들이 들이닥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뒤이어 경찰까지 합세하여 이차 철거가 진행되었다. 철거 과정에서 시위대 중 한 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여가부에 항의를 하자, 관리사무소에서 용역들을 불렀다는 말만 돌아왔다. 여가부가 있는 '프리미어 플레이스 빌딩'은 3층까지만 상가이고 4층부터 14층까지는 모두 여가부가 사용한다. “맞는 사람만 있고 패는 사람 없는 상황이 일어난 거죠.” 금속노조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자 농성동료 권수정씨는 말을 이었다. “이런 사태가 일어나면 최소한 비정규직 성희롱피해실태조사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도 필요하구요. 최소한 이런 조치라도 했다면 여가부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가부는 성희롱 예방교육만 자기들 소관업무'라며 발뺌합니다. 여가부의 입장을 확인했다. 권익지원과 담당 사무관은 '안타깝지만, 법적으로 여가부에서 해줄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며, '지난 7월, 고용노동부,국가인권위원회, 여가부가 관련회의를 개최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복직은 이미 법적 시효가 지나,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공장의 성희롱 실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제가 근무했던 금양물류에는 14년 동안 성희롱예방교육이 전혀 없었습니다. 안전교육의 경우 형식적인 사인이라도 받는데 성희롱교육은 그런 시늉조차도 안합니다. 사실 농성에 나오기 전까지는 공장에서 늘상 일어난 일들이 성희롱이라는 인식조차 못했습니다. 그냥 기분이 나쁘다' 라고만 생각했지요. '상사와 직원관계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습니다. 저의 경우, 정도가 심해서 결국 문제제기를 했지만 현장에서는 일상적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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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에게 여가부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니, '마지막 희망을 안고 찾아 온 곳입니다. 그런데, 자신들은 힘없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라는 말만 합니다. '농성텐트 철거까지 당하고 나니, 여가부가 정말 왜 존재하는지 회의가 듭니다. 인간의 감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어보았다. “9월 9일이면 서울에 올라온 지 100일, 인권위 접수 1년째 되는 날입니다. 이날을 기념해 하루 전날인 9월 8일 문화재를 열립니다. 9월 7일에는 신학대학생들의 기도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행동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9월 30일 국정감사에서 여가부를 불러 질의할 계획이라는 것입니다. 이때 현대자동차도 증인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박씨는 '막막하지만 함께 해준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계속 농성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이 박씨의 블러그(http://blog.jinbo.net/bokjik/)를 보고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거나 먹을거리, 이불 등을 보내주고 있다. 박씨는 "이런 성원이 성과를 얻어 추워지기 전에 좋은 소식이 있겠지요.”라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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