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민족 여성, 그린 코리아를 이끌다’를 주제로 29일부터 나흘간 열린 이번 행사에는 32개국에서 200여 명의 국외 여성 리더들과 300여 명의 국내 여성 리더들이 함께해 교육, 경제·경영, 과학·기술, 언론·정치, 문화·예술, 영 리더 등 활동분야별 네트워킹이 진행됐다.
여성가족부(장관 백희영)와 울산광역시(시장 박맹우), 매일경제신문·MBN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개막식에서 백희영 장관은 “지난 10년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를 통해 한인 여성들의 역량이 강화돼 왔다. 앞으로도 한민족 여성 리더들이 국제사회를 선도해 글로벌 대한민국을 이끌어주길 믿는다”며 “녹색성장이란 신국가발전 패러다임을 공유하고 그린 기술을 선도하여 녹색혁명을 이룰 수 있도록 ‘그린 코리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지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박맹우 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울산 회의가 글로벌 코리아의 국격을 한 차원 더 높이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라며, 국내외 여성 리더들의 교류와 유대 강화를 통해 세계 속 대한민국을 만드는 전환과 도약의 전기를 창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개회식에 이어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은 ‘역사 속에서 평화를 일군 여성들’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백제의 소서노가 보여준 상생의 리더십, 포용과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한 선덕여왕, 노비출산 휴가정책 등 인간주의적 통치를 한 세종대왕, 신사임당, 안동장씨부인 등 역사 속 인물을 통해 ‘주전자’(주인의식, 전문성, 자긍심) 정신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오후에는 ‘함께 그린, Green KOWIN’을 주제로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회장과 이원복 덕성여대 교수,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가 경제, 문화, 환경에 대한 주제별 강연을 한 데 이어 참가자들은 관심 주제별 소그룹 토론을 통해 경제, 문화, 환경, 미래와 관련된 네트워킹을 진행했다.
만찬식에서는 전 세계 각 지역에서 한민족 여성의 네트워킹 활성화를 주도할 제5기 지역담당관 20명을 위촉했다. 기존 17개 지역에서 올해 과테말라, 터키, 홍콩지역 등 3개 본부가 추가로 선임됐다. 해외 지역 내 및 지역 간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하는 지역담당관들은 2013년까지 활동하게 된다.
한편, 11개국 해외 참가자들이 다문화 가족들을 위해 거주국 언어로 된 책을 가져와 울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기증하는 ‘다문화 도서 기증식’과 구미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결혼이주 여성으로 구성된 공연팀의 공연도 이어졌다.
행사 3일째인 31일 오전에는 KBS 구수환 PD가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담은 영화 ‘울지 마! 톤즈’ 제작 배경 설명과 함께 ‘나눔도 신한류다. 세계가 주목한 이태석 리더십’에 대한 특별강연이 있었다. 마지막 날인 1일에는 해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현대자동차 산업시찰과 불국사 등 문화탐방으로 일정이 이루어졌다.
코윈에서 만난 사람들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란(53·사진) 회장은 북경여성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국가 기관인 중앙민족번역국의 일을 2007년에 과감히 그만두었다. “조선족의 힘으로 나눔과 배풂을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2001년에 설립한 북경조선족애심장학회의 규모가 커졌다. 여성들 간의 경험과 정보 교류, 친목을 도모하고 동반성장을 위해 2007년 애심여성네트워크를 창설하다 보니 일이 많아졌다. 26년간 국가를 위해 일했으니 조선족과 여성을 위한 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4기 지역담당관으로서 활동을 마친 이 회장은 “민족 정체성을 공유하며 민족문화 발전을 위한 인적 기반을 든든히 하려고 차세대 여성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난 4월에는 애심여성문화원을 개원했다”고 밝혔다.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여성학박사를 취득한 뒤 코벤트리대학에서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종미(46·사진) 교수가 모국을 찾았다.
영국에서도 영향력 있는 학자와 언론인으로 인지도가 높은 김 교수는 여성가족부 초청으로 한민족여성네트워크에 참가했다.
“내가 쓴 책 ‘한국의 새로운 여성성과 소비자본주의 그리고 로컬 페미니즘’이 학술 전문지인 ‘라우트리’지에 실려 초청받은 것 같다. 코윈을 이제 알게 됐지만 여성문제를 풀어가기 좋을 듯하다. 다문화 시대, 섞여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에서 코윈이 갖고 있는 조직력으로 여성들이 더욱 결속되기를, 확대되고 활발해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신자유주의 경쟁 속에 서구의 영향으로 급변하는 페미니티, 메디컬 투어리즘-왜 성형을 선택하는가, 시간과 공간을 좁히는 모바일폰이나 스카이폰 등 뉴 디지털 문화가 가족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