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가을-봄-여름-겨울 순이라고 한다. 여름철 무더위는 누구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누구나 시원한 바닷가나 산과 계곡으로 놀러가는 것을 꿈꾼다. 하지만 여름철에 피부는 어느 때보다 외부에 더 많이 노출되므로 다른 계절에 비해 더 고생을 하게 된다.

여름철 피부의 가장 큰 적은 의심할 여지없이 자외선이다. 적절한 자외선 노출이 비타민D의 생성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여름철에 과도하게 자외선을 쬔 피부는 다른 계절 내내 짜증과 후회의 원인이 된다. 가을이 되면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지나친 자외선 노출은 기미, 주근깨, 잡티 등을 확실히 더 심해지게 만든다. 따라서 휴양지에 가면 한 사람이 선크림 한 통을 다 쓰겠다고 생각하는 게 좋겠다. 선크림을 절약하면 나중에 그 몇십 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낮 동안 더위와 태양볕에 시달린 피부는 저녁때 부드러운 세안 후 영양크림을 발라주도록 한다.

자외선과 관련된 가장 큰 응급상황은 일광화상이다. 산보다는 바닷가에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 일광화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햇볕이 강한 오전 11시~오후 3시엔 해수욕을 줄이고 자외선차단제를 자주 듬뿍 발라주는 것이 좋다. 얼굴뿐만 아니라 목 뒤나 어깨, 등 그리고 팔에 골고루 바른다. ‘피부가 익은’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얼음팩이나 오이팩 또는 응급으로 아이스크림이라도 발라준다. 피서지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사 먹으면 가려움증이나 화끈거리는 느낌을 완화시킬 수 있다. 통증이 심하고 물집까지 생기면 지체 없이 피부과에 가야 한다.

물과의 잦은 접촉도 문제가 된다. 바닷가에 다녀와서 피부가 확 나빠졌다는 분들을 심심찮게 본다. 바닷물의 염분과 땀으로 인해 거칠어진 피부는 가벼운 비누 세안을 자주 해주고 영양크림으로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국내에선 흔치 않지만 더운 나라에 다녀온 경우  ‘해파리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해파리의 긴 촉수들이 팔다리에 감기면서 독침이 피부를 찔러 심하게 가렵고 따갑고 화끈거린다. 외국에는 치명적인 독을 가진 해파리들도 있어서 바로 병원으로 가는 것이 상식인데 우리는 물파스 같은 것만 바르다가 시간을 허비하곤 한다. 초기치료를 잘 못하면 나중에 채찍 모양의 자국이 오랫동안 남는다. 해파리에 쏘일 경우 우선 얼음찜질을 하고 빨리 피부과를 찾아가자.

여름철 야외에서 만나는 대표적인 불청객은 모기와 같은 각종 벌레들이다. 그런데 도시 벌레들보다 독성이 강한 것들이 많아 손이나 발이 퉁퉁 붓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야외에서는 항상 신발을 신고 있는 것이 좋고, 소위 풀독을 막기 위해서라도 풀숲을 지날 때는 긴팔 옷과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모기매트나 모기장 그리고 바르는 모기약 같은 것도 필수다. 일단 벌레에 물리면 가벼운 경우는 냉찜질, 물파스 등으로 가라앉히되 증상이 심하면 빨리 피부과에 가는 것이 좋다. 차일피일 미루다가는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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