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바꿔 열풍’ 예고…여당 겸손해져야

여론은 민주정치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으며, 각종 정책 현안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를 세심하게 파악하는 것은 국민 우선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필수다. 특히 임기 말로 치닫고 있는 정부로서는 민심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파악해 이를 국정에 반영해야만 대통령의 행복한 퇴임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만약 대통령이 “자신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결국 성공한다”는 낙관주의에 빠져 민심을 외면하면 실패한 대통령이 된다. 반대로 민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국정에 임하면 성공할 수 있다. 더욱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정당과 대권 후보들은 승리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라도 민심의 변화 추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정책과학연구원(KPSI)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는 민심의 현주소와 민심의 변화 추이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정부와 정치권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했다.

조사 결과 몇 가지 의미 있는 결과가 발견됐다. 첫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가 50%대에서 30%대로 추락하고 있다.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지지자의 57.9%, 현재 한나라당 지지자의 52.1%도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정부는 “일만 열심히 하면 문제가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둘째, 내년 총선에서는 ‘바꿔 열풍’이 예고되고 있다. 국민의 53.5%가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해 교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역 의원이 다시 한 번 출마하는 것이 좋겠다”는 비율은 25.9%에 불과했다. 특히 호남 지역에서는 “바꿨으면 좋겠다”는 비율이 재출마보다 2.84배로 높았다. 셋째, 박근혜 대세론을 낙관하는 시각과 거품으로 여기는 시각이 팽팽하게 맞섰다. “지지도는 상황에 따라 변화하므로 현재의 ‘박근혜 대세론’이 의미 없다”는 거품론(45.0%)과 “타 후보들 지지도가 너무 낮아 ‘박근혜 대세론’이 계속 유지될 것이다”라는 ‘유지론’(45.4%)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넷째, 이념 지형에서 진보 우위 현상이 나타났다. 조사 결과 진보 37%, 중도 30%, 보수 29%로 나타났으며 보수 이탈층은 25.0%인 반면, 진보 이탈층은 11.7%에 불과했다. 다섯째,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치러지는 내년 총선에서 ‘대선연계투표’가 강세일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한국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는 미래를 보고 투표하는 전망적 투표보다는 정부를 심판하는 회고적 투표가 대세였다. 그런데 이런 경향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내년 총선 투표 기준에 대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만을 생각하며 투표할 것이다”는 회고적 투표(23.2%)보다 “12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고 투표할 것이다”는 전망적 투표(63.1%) 의향이 3배 이상 많았다. 여하튼 이번 KPSI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내년 총선은 여당에 불리한 요인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 확인됐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대세론에 도취되지 말고 ‘지금부터 시작이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민심 잡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국민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민심을 역행하는 세력은 반드시 응징하고, 순응하는 세력에게는 승리를 안겨준다.

민심은 변화를 원한다. 민주당은 최근 지역구 공천 15% 여성할당을 확정지었다. 그동안 여성계가 요구해 온 지역구 30% 여성할당을 향한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나라당도 여성 공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내년 총선에서 현명한 유권자들은 아마도 어느 정당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인물들을 과감히 공천해서 변화를 주도하려고 하는지를 기준으로 투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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