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100개국 병원단체 이끄는 ‘세계 병원 대통령’ 당선
김광태(74·대한병원협회 명예회장·사진) 대림성모병원 이사장이 ‘세계 병원 대통령’으로 불리는 국제병원연맹(IHF: Inter
national Hospital Federation)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달 8일 홍콩에서 열린 국제병원연맹 운영위원회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선거를 통해 선출된 김 이사장은 “세계 5위권인 의료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이 이제는 세계의 의료산업을 이끌어가야 할 때”라며 “의료가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은 만큼 한국의 높은 의료 수준을 해외에 알리고 의료관광 산업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당선에는 대한병원협회가 김 이사장의 당선을 위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세계걸스카우트연맹 아태지역 위원회 의장을 역임한 부인 변주선 행정원장의 내조도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대림성모병원 설립자인 김 이사장은 1969년 ‘영등포기독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당시 20개 병상에 불과하던 병원을 현재 400여 개 병상의 대형 병원으로 키워낸 의사이자 의료행정 전문가다. 그는 “개업할 때만 해도 수원부터 남대문까지 병원이라곤 영등포기독병원뿐일 정도로 의료 상황이 척박했다”며 ‘의원’은 있었지만 소아과, 내과, 외과, 산부인과를 둔 병원은 찾아볼 수 없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그는 42년간 대림동에서 한 자리를 지키며 영등포 지역의 의료 거점 역할을 해왔다. 특히 김 이사장 자신이 외과 전문의인 만큼 대림성모병원을 갑상선 등 일반 외과를 비롯해 위장과 유방 분야의 특화 병원으로 발돋움시켰다.
김 이사장은 40년 이상의 의료행정 경험을 발판 삼아 대한병원협회장과 아시아병원연맹(AHF) 회장을 역임하고 2007년에는 국제병원협회 총회 및 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또한 세계 최대의 민간 자원봉사단체인 국제로타리 이사로서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쳐왔다.
IHF 차기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김 이사장은 앞으로 “IHF의 회원 국가 간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의료 환경이 열악한 나라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데 힘을 쏟겠다”며 “이를 위해 각국의 병원들을 준회원으로 가입시켜 연맹의 영향력을 키우고 연맹 산하에 재단을 설립해 재정적 기반을 공고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료 환경이 열악한 나라를 지원하는 등 전 세계적인 프로젝트와 의료산업화 정책 추진을 위해 전문 인력 풀(pool)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의약외품 전환 문제 등 최근 국내 의료계 이슈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문제가 결국 세계의 문제가 되는 시대다. 나라 안에서만 의견을 대립할 이유가 없다”며 “글로벌 스탠더드(국제표준)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는데 IHF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HF는 1929년 100여 개국의 병원 단체를 회원으로 거느리고 출범한 비영리 단체다. 우리나라는 1981년 가입한 이후 지난 2007년 총회와 학술대회를 서울에서 성공리에 개최한 바 있다. 김 이사장은 오는 11월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36차 IHF 총회를 통해 인준을 거친 뒤 2013년 11월부터 2년간 회장직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