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웨스트 뱅크 점령 거부 운동 벌이면 손해배상 소송 청구

이스라엘 의회가 월요일, 이스라엘의 웨스트 뱅크(West Bank, 요르단 강 서안지구) 점령에 대해 보이콧 운동을 벌이는 사람이나 단체를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새로운 법에 따르면 웨스트 뱅크의 유대인 정착지를 포함한 ‘지리적 근거를 둔 보이콧 운동’은 민사 재판을 통해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이 된다. 원고는 보이콧 운동에 의해 “경제적, 문화적 혹은 학술적 손해”를 입었다는 증명을 할 필요도 없다. 단순한 움직임의 포착만으로도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감당해야 한다. 웨스트 뱅크는 중동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분쟁 지역이자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행정 구역이다. 그러나 사실상 이스라엘의 군사 통제하에 놓여있다. 유대인 정착촌이 산재해 있고, 이들에 대한 보호를 구실로 이스라엘 군이 개입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지역에 관한 보이콧 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사실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며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Association for Civil Rights in Israel (Acri)를 비롯한 이스라엘의 인권 단체들은 “보이콧 법안은 민주주의를 보이콧한다(the boycott law boycotts democracy)”는 표어를 내걸고 적극적으로 항의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인권 운동가들은 이 법안을 대법원에 제소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웨스트 뱅크 지역에서 차별적인 법안을 제정해 왔다. 지난해에는 이 지역내의 팔레스타인 물품의 거래를 금지했고, 이를 어길 경우 교도소에 수감되거나 무거운 벌금을 물도록 했다. 지난 해에는 영화 노팅힐의 주제가 “She”로 유명한 엘비스 코스텔로와 미국의 락밴드 픽시스가 웨스트 뱅크의 불법적 점령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구호선 나포에 우회적으로 항의의 뜻을 내비치며 공연을 취소하자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문화적 테러리즘’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는 밥 딜런과 같이 국제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성사되면 정치적 승리를 이루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도록 언론을 유도했다고 타임지가 밝혔다. 이 법안이 법원에서 어떤 판결을 받을지, 세계가 귀추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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