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재미라고?”

 

KT 광화문 사옥 올레스퀘어 남자 화장실엔 여전히 문제의 세 여성이 ‘건재’하다.

여성신문이 KT 남자화장실(사진) 소변기 바로 위에 ‘olleh’(올레), ‘MM’(음음), ‘WOW’(와우) 등 감탄사를 외치는 세 명의 여성 사진의 문제점을 제기한 보도(1139호) 이후 적지 않은 논란이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소변을 본 남성들이 고개를 들면 바로 이 미녀들과 시선이 마주치게 된다.

안병찬 언론인권센터 명예 이사장은 “올레 남자 화장실 ‘관음증이냐?’” 기사를 트위터 뉴스 전문 매체 ‘위키트리’에 올리고 “관음증 여성의 엿보기를 풍자한 마초적이고 단무지적인 화장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몇 년 전 명동의 한 쇼핑몰 오픈 당시 여자 화장실에 남성 모델 모형을 앉혀 놓고, 남자 화장실은 반대로 여성 모델로 꾸몄던 일을 소개하며 “결국 여자 화장실에 있던 (남성 모델) 패널은 목이 꺾이고 찢어진 상태로 철거됐고, 남자 화장실에선 꽤 오랫동안 있었다”고 회상해 남녀 간 반응 차이를 시사했다.

KT는 지난해 5월 광화문 사옥에 IT 체험과 문화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 올레스퀘어를 만들면서 남자 화장실을 현재의 모습으로 꾸몄다. KT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여성신문이 남성들의 은밀한 사적 공간을 공개적으로 보도해 당황스러웠다”며 “처음부터 여성 비하 의도는 전혀 없었다. 올레 스퀘어가 참여 공간으로 꾸며진 만큼 재미있는 요소들을 공간 곳곳에 배치했을 뿐”이라고 못 박았다. 따라서 향후 남자 화장실의 세 여성 사진은 철거 계획이 전혀 없다.

KT는 2009년 ‘백만장자와 섹시녀’ ‘금도끼와 선녀’ 등 일련의 올레 광고 시리즈가 여성 비하적이라는 여성단체와 여성 소비자들의 비판에 직면, 문제의 광고를 즉각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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