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보’는 국가가 국민 일반에 널리 주지시킬 사항을 편찬해 발행하는 국가의 공보기관지이다. 법령 공포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정부 사항에 대한 역사적 기록 문서이기도 하다.

1990년 3월 8일자 관보에는 국무총리 훈령을 개정해 명실 공히 여성행정의 총력체제를 구축하게 된 정무장관(제2)실의 1990년 주요 업무계획이 정부시책으로 소개됐다. 이 시기에 관보의 자투리 여백 지면에는 동·서양 사상가와 철학자 등의 격언이나 금언을 게재하고 있었는데 관보를 매일 발간하던 총무처에서는 3월 15일자 관보부터 여성에 대한 금싸라기 글들을 선정해서 1~2쪽 분량의 지면을 할애해 집중적으로 싣기 시작했다.

‘남자의 이성을 통틀어도 여자의 감성 하나만 못하다(볼테르)’  ‘우리는, 애교는 여자의 특성이요, 위엄은 남자의 특성으로 간주해야 한다(키케로)’ ‘남자의 마음은 대리석과 같고, 여자의 마음은 밀랍과 같다(셰익스피어)’ 등의 내용이 실리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봐 줄 수가 있었다. 그러나 ‘여인들은 남자의 위안물로 창조되었다’ ‘유리와 처녀는 항상 위험하다’ ‘여인 말고는 지옥이 따로 없다’라거나  ‘여자의 아량 중 하나는 허락하는 것이다’ ‘여자는 정복하기 좋아할 뿐 아니라, 정복 당하기도 좋아한다’는 등 여성을 성적 대상물로 묘사하는 내용이 여과 없이 실리기 시작했다.

이를 본 관가의 일부 공무원들이 갸우뚱거리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이거 대한민국 정부 관보 맞아?’ 그런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관보에는 ‘여자는 월경에 지배당하고, 남자는 월급에 지배당한다’ ‘길에서 갑자기 변을 당할 때, 남자는 지갑을 들여다보지만 여자는 거울을 들여다본다’라거나 ‘여자는 자기 운명을 받아들이고, 남자는 자기 운명을 만든다’ ‘남자는 의견에 도전하는 법을 알아야 하며, 여자는 의견에 복종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등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이 계속 실렸다.

급기야는 ‘암탉은 하나의 달걀로 또 다른 달걀을 만드는 수단에 불과하다’ ‘여자와 젖은 뱀장어는, 둘 다 미끄러운 꼬리를 가지고 있다’ ‘호두와 나귀와 여인은 같은 법칙으로 묶인다. 이들 중 어느 하나도 매를 맞지 않고서는 일을 잘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여성 모독적 비유까지 실렸다.

공무원들의 술렁거림에 여성단체들도 눈치를 채고 당장 중단하라고 나서게 됐다. 마침 정무장관(제2)실은 장관이 바뀌어 이계순 장관의 취임을 맞느라 경황이 없었다. 관보의 품위를 떨어뜨린 이러한 소동은 여성 차별이라는 지적과 비난에 밀려 일주일 만에 슬며시 막을 내렸다. 3월 23일자 관보를 끝으로 여성에 대한 경구는 아예 사라졌다. 정부의 맹성적(盲性的) 인식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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