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넌 누구냐?
고엽제, 넌 누구냐?
  •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 승인 2011.06.27 15:50
  • 수정 2011-06-27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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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고엽제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 5월 18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위치한 미군기지 캠프캐럴에서 근무했던 한 미군 전역자가 1978년 당시 이곳에 고엽제 수백드럼을 매립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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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즉시 한미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고엽제가 실제로 매립돼 있는지, 주변 환경(수질, 토양 등)은 안전한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6월 16일 조사단은 캠프캐럴 주변 수질검사에서 고엽제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변 하천수에서만 극미량의 다이옥신이 발견됐는데 이것이 캠프캐럴과 연관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밀조사가 필요하다. 캠프캐럴 내부의 토양 및 지하수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고엽제가 어떤 것이며 왜 온 나라가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캠프캐럴 주변 지하수 조사를 맡았던 장윤석 포스텍교수가 최근 과실연 주최 좌담회에서 설명한 내용을 토대로 고엽제에 대한 상식을 정리해본다. 발암물질 ‘다이옥신’이 문제 고엽제는 강력한 제초제의 일종으로 인류 역사상 최고의 맹독 물질 중 하나로 꼽힌다. 대표적인 고엽제로는 에이전트 오렌지가 있다. 에이전트 오렌지는 2,4,5-T(2,4,5-trichlorophenoxyacetic acid)와2,4-D(2,4-dichlorophenoxyacetic acid)가 같은 양으로 혼합된 합성물질로 이를 담은 드럼통에 오렌지색을 칠해 구분했기에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이 외에도 에이전트 블루, 화이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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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베트남전에서 미군이 베트남의 게릴라 군사조직인 베트콩과 이들의 군량 보급을 막기 위해 밀림에 마구잡이로 대량 살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후 2백만 명이 넘는 참전군인과 주변 주민들이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고엽제를 합성할 때 생성되는 불순물인 다이옥신이 암 유발 등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는 ‘제네바의정서’에 의해 사용금지 화학무기로 분류돼 사용하지 않는다.

 

다이옥신은 두 개의 벤젠고리에 여러 개의 염소가 붙어있는 형태의 화학물질로 독성이 강하다. 대개 열화학적 공정에서 많이 발생하며 미량의 불순물로 존재한다. 반감기가 30~40년에 달해 잔류성 또한 짙다. 암을 발생시키며, 중추 말초 신경계를 손상시키고 면역시스템을 공격해 질병을 유발하며, 생식계 장애, 유아와 어린이 발달장애 등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유전 가능한 1급 발암물질이자 세계야생보호기금(WWF)에 의해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돼 있다. 지나침 걱정은 금물!! “지하수 오염 가능성 희박” 다이옥신은 물에 녹지 않고 토양이나 먼지에 잘 들러붙는 성질을 갖고 있다. 따라서 주변지역 지하수를 오염시킬 확률은 크지 않다. 하천수 수질검사를 실시한 6곳 중 3곳에서 다이옥신이 발견됐지만 0.001~0.010 pg-TEQ/L 농도로 인체에 해를 입힐만한 수준이 아니다. pg-TEQ/L는 물 1 L에 들어있는 다이옥신을 독성등가환산농도로 계산하여 1조분의 1그램으로 나타내는 단위다. 이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음용수 기준의 3000분의 1~3만분의 1에 불과한 정도다. 장윤석 교수는 “캠프캐럴에 실제로 고엽제가 매립돼 있고 다이옥신이 누출돼 물에 녹았다 하더라도 주변 토양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을지언정 지하수까지 오염시켰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지 내 지하수와 토양의 오염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밀조사를 통해 확인하고 이에 따른 환경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다이옥신 검출량 수질기준이 아직 없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음용수 기준까지 세우고 있는 것과 사뭇 비교된다. 국내 오염물질 관련 수질기준을 고쳐 다이옥신 허용기준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대기환경기준으로는 다이옥신 검출량을 0.1ppq(part per quadrillion)미만으로 규제하고 있다. ppq는 공기 1리터에 들어있는 물질의 피코그램(pg: 10-12 g)의 양이다. 미군이 정말 국내 미군 기지에 불법으로 고엽제 드럼들을 묻었다면 그 진상을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도 세워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고엽제가 토양이나 지하수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밝혀내고 장단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충분하게 설명해 주어야 한다. 문제는 국민들이 정부나 과학자들을 믿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그동안 환경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충분하게 신뢰감을 주지 못했던 원인이 크다. 장윤석 교수도 “국민들이 과학기술자들을 믿지 못하고 비전문가들이 나서 전문가 행세를 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진실을 떳떳하게 밝히고 국민들은 과학자들을 믿어주는 사회 풍토가 아쉽다. ▣ 김은희 WISET 주니어리더스 기자단, 이화여대 수학과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http://www.wis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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