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시티에서 열린 CFO 위탁교육 현장.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필리핀 마닐라시티에서 열린 CFO 위탁교육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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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적어야 하니까 지우지 마세요.” “다시 보여주세요!”

필리핀이주공사(Commission on Filipinos Overseas: CFO)가 한국으로의 결혼이주를 준비하고 있는 필리핀인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위탁 교육 현장.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던 이선경 강사가 칠판에 적어 두었던 동요 ‘곰 세 마리’의 가사를 지우려 하자 강의실 이곳저곳에서 항의하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모든 여성들이 이미 한국 남성과 결혼 신고를 마쳤으며, 한국으로의 입국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교육 열기가 높을 수밖에.   

6월 8일과 9일 양일간 마닐라와 케손에서 각각 실시된 두 차례의 교육 현장을 찾아 총 100여 명의 여성들을 만났다. 두 지역에서 2주에 한 번 교육이 실시되므로 한 달이면 총 200여 명이 교육을 받는 셈이다.

필리핀은 결혼이주자들의 출국 전 이러한 사전 오리엔테이션이 의무화돼 있다. 이틀간 총 16시간이 진행되는 CFO 교육에서 4시간이 한국인 강사에게 할애된다. 필리핀의 한국인 강사는 여성가족부의 위탁을 받아 참여하고 있는 NGO ‘코쿤’의 활동가들이다. 2시간씩 강의를 나눠 진행한 두 강사는 나란히 NGO 활동을 하다 필리핀으로 이주한 부부다. 현지 대학에서 인류학과 박사과정을 밟으며 강의를 하고 있는 정법모씨는 결혼제도, 법률, 비자 취득을, 아내 이선경씨는 한국문화와 한국어 등을 가르친다.

강의 내용 중 필리핀 여성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것은 한국과 필리핀의 문화 차이, 그중에서도 가족문화에 관한 것이었다. 양계를 모두 중요시하는 사회인 필리핀 여성들은 가부장의 유교적 전통이 남아 있는 한국의 가족구조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이선경 강사는 “현재의 CFO 교육 중 한국문화에 대한 교육은 4시간이어서 맛 뵈기 수준에 불과하다. 더 심층적이고 집중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증설돼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정작 이들이 한국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남편 교육’의 의무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교육을 받고 있는 아내를 강의실 밖에서 기다리는 한국인 남성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6년여 전 필리핀 여성과 결혼해 경북 김천에서 살고 있는 자형의 소개로 지난 3월 아내 안샤도 랄린(21)씨를 만나게 됐다는 회사원 손병만(37·대구광역시)씨는 새로운 가족이 된 장인·장모와 함께 강의실 밖 벤치에서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서종헌(38)씨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3월 중순에 만난 미라솔 B 페스큐이라(20)씨를 만나기 위해 3월 말 필리핀을 찾았다. 열흘 동안 머물며 연애를 하고 약혼을 한 그는 다시 4월에 필리핀을 찾아 현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쭉 현지에 머물며 아내의 입국 준비를 돕고 있다. 

두 남성은 “결혼 및 입국 절차의 복잡함이 경제적이고 시간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손씨는 “한국에서는 등본 등의 서류를 떼는 일이 간단하지만, 이곳에서는 관공서 밖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거나 수일 전 사전 예약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필요한 서류를 미리 알지 못해 그냥 입국했다가 원본을 가지러 한국에 다시 다녀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교육장 밖에는 결혼과 입국심사의 절차를 안내하고 돕는 현지 브로커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정법모 강사는 “현지에서는 불법이기에 대놓고 자신이 중개업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고 귀띔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지인 브로커는 “남성과 여성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이 결정된 커플에게 필요한 서류, 절차, 찾아가야 할 공기관의 주소 등을 소개한다”면서 “한국인 커플은 이번이 10쌍째다. 돈은 주면 받고 안 주면 안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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