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을 사랑하는 사람들 기부 릴레이로 시전집 탄생시키다
시인을 사랑하는 사람들 기부 릴레이로 시전집 탄생시키다
  • 김희선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1.06.17 11:27
  • 수정 2011-06-17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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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의문화 주축으로 열려…스마트폰용 전자책으로도 출간 예정

 

고정희 시전집 출판기념회에서 하자 작업장학교 학생들이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gabapentin generic for what http://lensbyluca.com/generic/for/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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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페미니스트 시인이자 여성신문 초대 주간이었던 고(故) 고정희가 1991년 6월 지리산 등반 도중 실족사한 지 20년이 흘렀다. 그러나 그에 대한 기억, 그리고 평가는 나날이 새로워져만 간다. 지인들이 자비를 털어 시 전집을 출간하는가 하면 학술대회를 통해 그의 여성적 글쓰기와 시 세계가 집중 조명됐다.

11일 저녁 7시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에 모인 80여 명의 사람들은 고정희를 기리며 총 442편의 시를 두 권으로 구성한 그의 시 전집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고정희는 1979년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를 시작으로 11권의 시집을 발간했지만 세월이 흘러 대다수의 시집이 절판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안적 문화운동을 펴는 ‘또하나의문화’(이하 또문)를 중심으로 고정희의 지인들과 그의 시를 사랑하는 232명(개)의 개인과 단체들이 10개월간 기부 릴레이를 전개해 시 전집을 출간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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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 여성재단 이사장은 “이제는 시집이 다 갖춰져 고정희 연구자뿐만 아니라 시집을 보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의 시를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게 돼 마치 부자가 된 것 같다”고 감격해했다. 행사 진행을 맡은 여성학자 오한숙희씨는 “오늘 우리가 즐겁게 모여 웃고 노래해도 단 한 사람도 떨리지 않는 목소리가 없었고 흔들리지 않는 눈이 없었다”며 시 전집을 통해 고정희를 다시 만난 기쁨을 표현했다. 시 전집 출간을 총괄한 또하나의문화 출판사 유이승희 대표는 “지난해 9월부터 시 전집 출간을 준비해왔다. 이를 위한 기부 릴레이를 펼쳐 나가며 개인과 단체들이 다시 엮이는 것을 보고 고정희가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인이 없는 상태에서 시적 언어를 교정하며 오자인지 시어인지 밝히기 어려웠다”며 시 전집 출판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전했다. 이어서 “생태적 고민을 하다가 재활용 종이로 책을 만들었고 곧 전자책도 출간되어 스마트폰 등의 기기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인의 고향인 해남 고정희기념사업회의 오은숙씨는 직접 여러 해 동안 모아둔 영상들을 편집해 선보였다. 해남에서 지냈던 추모 제사와 생가를 보존하는 모습이 11분 동안 상영됐다.

고정희 시를 낭송하는 시간도 마련돼 ‘따뜻한 동행’ ‘디아스포라’ 등 마음을 울리는 그의 시들이 울려 퍼졌다. 고정희 청소년 문학상에서 만나 글도 쓰고 문화작업도 하는 마을 ‘고글리’의 회원이 됐다는 따오(이수현·22)와 술라(이슬아·20). 그들은 4회 고정희 청소년 문학상 참가차 해남으로 가는 버스에서 받았다는 ‘천둥벌거숭이 노래  10’을 읊어 청소년 세대와 시인 간 보이지 않는 연대를 방증했다.

이날 특별 행사로 고정희상 시상식도 진행됐다. 수상자들을 시상한 또문 조은 이사장(동국대 사회학과 교수)은 “고정희상은 고정희가 떠나고 10년 됐을 때 그의 삶과 정신을 가장 잘 살리고 있는 여성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며 “고정희와 동갑내기인 소설가 이경자씨가 6회 수상자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경자씨의 ‘절반의 실패’라는 책이 나왔을 때 소설에서 이런 작품이 나왔느냐고 시인이 기뻐했던 기억이 선하다”고 회상했다.

수상자인 이경자씨는 “여성주의 문학을 할 수 있게 잠재적 씨앗을 건드려주고, 그 길로 들어서게 하고, 거기서 깊어진 것도 다 고정희 덕분”이라며 “정작 문학하는 사람들은 고정희를 챙기지 못하는데 여러분이 이렇게 잘 챙겨줘 부끄럽고 고맙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함께 치러진 제6회 고정희 자매상은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TRACK)’에 돌아갔다. 조은 이사장은 “정부의 ‘입양인의 날’을 ‘싱글맘의 날’로 전환하고 국제 콘퍼런스까지 열어 우리가 못해준 일들을 위해 나서주고 있다”고 소개하며 “고정희가 말한 자매애와 신뢰를 지켜내 더 뜻이 깊다”고 격려했다. 대표로 수상을 하게 된 TRACK 운영자 제인 정 트렌카씨는 “고정희 시 전집을 내는 자리에서 상을 받게 되어 더욱 영광”이라며 “싱글맘의 날은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이뤄졌다. 행사를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TRACK의 로스 오크씨도 “싱글맘 이슈는 계속적으로 이어져 나가야 한다”며 “이 일에 대한 사회적 인정도 수상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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