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문화 선정…고정희 20주기에 맞춰 시전집 출판기념회도 열려

 

소설가 이경자(63)씨가 제6회 고정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단체에 수여하는 고정희 자매상은 해외 입양인 모임 TRACK(Truth and Reconciliation for the Adoption Community,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에 돌아갔다.

고정희상은 페미니스트 시인이자 운동가였던 고(故) 고정희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또 하나의 문화가 제정한 상. 지난 2001년 시작돼 격년으로 진행돼 왔다.

소설가 이경자씨는 종갓집 맏며느리로 가사와 소설 쓰기를 병행하며 그 어느 작가보다 여성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1988년 여성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소설집 ‘절반의 실패’로 당시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여성의 근원성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배반의 城’ ‘사랑과 상처’ ‘혼자 눈뜨는 아침’ ‘황홀한 반란’ 등의 소설 외에 산문집 ‘이경자, 모계사회를 찾다’ ‘딸아, 너는 절반의 실패도 하지 마라’ ‘남자를 묻는다’ 등이 있다.

또 하나의 문화 관계자는 “이 작가는 왕성한 창작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페미니즘 이슈에 천착해 오고 있다”며 “특히 가족과 남녀 간의 사랑 등 일상생활에서 독립된 인격체로서 여성의 존재론적 주체성을 깊이 성찰한 작품들과 함께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여성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발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TRACK(대표 제인 정 트렌카)은 2007년 7월 시민정보미디어센터의 후원 아래 3명의 유럽 입양인과 2명의 미국 입양인들에 의해 발족됐다. 입양 관련법 개정에 있어 입양인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정부가 진행하는 관련 업무나 정책을 입양인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또 하나의 문화 관계자는 “TRACK은 한국 사회 내에서의 미혼모와 입양인들에 대한 편견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미혼모들이 스스로 아기를 낳아 키울 수 있는 권리를 법적·문화적으로 보장받기 위해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TRACK은 2006년 국내 입양을 권장하기 위해 제정된 ‘입양의 날’ 의 취지에 정면 도전, 2011년 ‘싱글맘의 날’을 제정하고 5월 11일 제1회 싱글맘의 날 기념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고정희상 시상식은 11일 오후 7시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 신관 4층 하하허허홀에서 개최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고정희 시인 20주기에 맞춰 고정희 시전집 출판기념회도 함께 열린다. 고정희 시인의 시집 대다수가 절판된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또 하나의 문화와 그의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힘을 모아 250인 기부 릴레이를 벌여 그 기금으로 한정본 시전집을 발간하게 됐다.

한편 국제비교한국학회는 ‘고정희와 여성문학: 여성적 글쓰기와 시적 언어’를 주제로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11일 오전 10시 서강대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서는 학회 산하의 소규모 연구회인 ‘고정희와 여성문학’이 고정희 시인과 미국, 독일, 아일랜드 등지의 여성 작가들과의 비교연구를 전개한 12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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