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영 정정례 문승자 예잉, 경험 노하우 나눠
“내 삶의 터전이 곧 실험실”
“자동차 부품 제작에만 전념하다가 1996년 모바일 부품 쪽으로 전환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휴대전화 부품으로 제품을 80% 이상 전환한 상태다. 이러다 보니 전자부품업계에서 여자가 그런 부품을 생산한다고 말들도 많았지만 난 ‘속으로 웃어줬다’. 모든 부품은 모두가 생산할 수 있는 것 아닌가.”(문승자 케이제이알텍 대표)
28일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지식재산 시대, 여성의 중요성’ 세션은 성공한 여성 기업인들의 생활 속 진솔한 체험을 통해 역발상과 섬세한 감각의 중요성이 대두된 자리였다.
약대 출신인 정정례 해누리 대표는 “우리나라 발효식품은 최고의 보약”이란 평소 신념에 전공 지식을 더해 전통 발효식품 회사를 창업해 성공한 경우. 그는 약사 시절 아파서 오는 환자 대부분이 잘못된 식품 선택 때문이라는 사실을 접하고 기능성 제품을 만들어 특허등록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5대 발효식품인 장·김치·식해·식초·술을 요모조모로 계속 기능성 식품화하고 있다. 이런 과정 중에 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 지식경제부장관상, 특허청장상 등을 수차례 수상하고, 세계여성발명대회에선 3년 연속 금상을 수상했다.
윤명희 한국라이스텍 대표는 11년 전만 해도 평범한 가정주부였다가 금융위기와 남편의 사업 실패를 계기로 사업에 뛰어들어 뜻하지 않은 성공을 거머쥔 경우다. 여기엔 그의 섬세한 감각이 단단히 한몫을 했다. 당시 도정업계는 남성이 대부분이었고 쌀 맛에 집중한 섬세한 도정 기술이 없던 상태였다. 그는 여기서 ‘즉석 도정’ 아이디어를 생각해냈고, ‘웰빙’이란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를 포착해냈다. 그 결과 사업 초기 3400만원이던 매출 규모가 현재는 15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한국여성발명협회 이사이기도 한 문승자 케이제이알텍 대표는 1980년 창업 당시부터 “나만의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는 꿈을 소중히 간직해왔다. 현재 9개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고 11개를 실용신안 등록했다. “언젠가는 이 모두를 다 실용화하리라”란 의지로 상당한 특허관리 비용을 감수하고 있다고. 특히 요즘은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전자펜’을 보완해 세계 시장에 내놓아 돌풍을 일으킬 꿈에 부풀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코닥, 볼보 등 세계 유수 기업의 임원으로 활동했던 예잉 날코(NALCO)글로벌 부총재는 기조 발제를 통해 “파워는 남성들의 전유물이라 하지만 대신 여성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게다가 대범하기까지 하다”며 여성 특유의 장점을 적극 활용할 것을 역설했다. 남성들이 “난 물러설 수 없다”고 비장하고 경직된 사고를 하는 반면 여성들은 “실패하면 어때? 물러설 수도 있지”란 담담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임한다는 것. 그는 “여성들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 아주 어려운 문제를 쉽고 부드럽게 해결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