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감을 끊고 적대감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남성 우월주의, 인종차별주의, 식민주의 등을 꼽으며 “이런 것들이야말로 연약한 지구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문제”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성 역할을 나누는 것은 인간을 리더와 리드 당하는 사람, 밥 먹는 사람과 요리하는 사람,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명령을 내리는 사람과 명령을 받드는 사람 그리고 아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과 키우는 사람으로 나뉘게 하는 가장 잘못된 역할 분담이다. 이로 인해 인종과 계급, 국적 그리고 일하는 사람과 그 이득을 보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을 조장한다. 특히 지금 같은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사람이 물건처럼 대우받고 물건을 사람처럼 대우하는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는 특히 다문화 사회인 미국의 경험을 들어 한국의 결혼이주 여성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대안을 모색했다. 한국 남성의 15%가량이 한국보다 가난한 나라의 여성들과 결혼하는 현실에 대해 “(결혼이주 여성인) 이 새로운 시민들을 환영하고,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며, 그들의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이주민들 스스로 “더 나은 삶을 누리기 위해” 노력하면서 ‘희망’을 보여주었는데, 그 자신 미국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바로 이 ‘희망의 문화’라는 것.
한편으로 그는 “주식 투자로 대성공을 거둔 여자 친구와 함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돈은 지루하다’란 수업을 가르치고 싶다”는 비유를 통해 ‘돈’이 과장된 가치로 포장되는 것을 재치 있게 비꼬기도 했다.
“최저 생활을 위해서나 사회와 개인의 표현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돈은 정말 따분한 존재다. 그리고 오직 돈만을 좇는 사람들 역시 지루하기 짝이 없다.”
그가 특히 역설한 것은 현재의 불평등 역사는 인류 역사 전체로 볼 때 극히 ‘최근’의 일이라는 것. 따라서 다시 ‘희망’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미디어가 가지는 본질적인 의미를 되살려내는 작업이 중요하다.
“인간의 역사 중 95%에 속하는 오랜 기간 동안 우리는 모닥불에 둘러앉아 서로의 이야기로부터 배우고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며 지내왔다. 동굴벽화, 구전 역사, 약물학, 종교적 관습 등의 증거를 통해 초기 문명과 그 후예들에 대해 우리가 아는 바로는 마지막 5%의 인간 역사를 제외한 모든 시간 동안 인간의 역사에는 여성과 남성, 양성의 균형과 협동이 있었다. 이제, 현대의 미디어는 바로 이 ‘세상의 모닥불’이 돼야 할 것이다.”
그의 말대로 “모든 생명체 안에서 지속적인 협동과 상호 의존”이 일어나고 있다면 이것이 바로 중요한 인류의 ‘진화’이고 ‘희망’의 증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