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출산 19일 밖에 안된 산모라는 사실에 경악 ..."베트남 여성들 모성애를 생각한다면 참으로 슬픈 일”

 

경북 청도군에서 발생한 한국인 남편에 의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호앙티남(23)씨 피살 사건은 베트남 현지에서도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아이를 갓 출산한 어린 여성이란 점에서 현지 여성들은 동정심을 감추지 못했다. 베트남여성연맹의 응웬 티 김 투이(57) 부위원장은 “지난해 부산에서 정신병력을 가진 한국인 남편에게 피살된 탓티황옥씨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연이어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 안타깝다”는 말부터 꺼냈다. 사건이 발생한 24일 당일 인터뷰를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베트남여성연맹 접견실에서 만난 투이 부위원장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베트남 현지 언론에 실린 호앙티남씨 피살 사건에 대한 기사였다. 그러나 그는 “안타깝다”는 발언 이외에는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또 다시 한국과 베트남 양국간 외교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꺼려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실제 지난해 7월 발생한 탓티황옥씨 피살 사건은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됐었다. 투이 부위원장은 “한국 정부가 탓티황옥씨 사건 이후 결혼 당사자간 신상 정보 제공 의무화나 한국인 남성에 대한 건강검진 실시 등을 국제결혼 감독을 강화한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도 사건이 알려진 직후 긴급 직원회의를 소집하는 등 사태 파악에 나서며 사건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결혼사증 발급 심사와 인터뷰, 결혼이민자 교육 등을 담당하는 국제결혼이민관 고시현 영사는 “이번에 숨진 여성은 정부가 대책을 내놓기 전인 작년 4월 베트남 현지에서 가해자인 남편 임씨와 결혼식을 올린 뒤 같은 해 8월 국내에 들어왔다”고 전했다. 한편, 베트남 현지에서 만난 임신 4개월인 구웬 풍 잔(24)씨는 “베트남에서도 부부싸움 중에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처럼 출산한지 19일밖에 안된 아내를 죽이는 사건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작년 베트남 아내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도 그렇고 한국 남성들이 참 악독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분노했다. 베트남어에서도 마음이 흉악하고 독하다는 의미로 한국어와 발음이 같은 ‘악독’이란 말을 쓴다고 한다. 7년 전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하노이에 거주하는 구웬 란(34)씨도 “어떻게 자신의 아이를 갓 낳은 아내를 죽일 수 있느냐”며 “베트남 여성들의 모성애를 생각한다면 참으로 슬픈 일이다”고 말을 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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