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유럽 특사직을 마치고 귀국했다. 당장 7월 4일 열릴 당 대표 경선에 과연 박 전 대표가 어떤 연대 전략을 구사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이 제기하고 있는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대표 체제로 전환해서 당의 체질과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는 ‘젊은 대표론’에 힘을 실어줄지, 아니면 “지금은 박근혜 시대다. 나는 박근혜의 보완재이지 대체재가 아니다”라고 구애의 목청을 높이고 있는 홍준표 전 최고위원과 연대할지가 관건이다. 전자의 경우, 어느 순간 박 전 대표가 ‘40대 기수론’에 쓸려 나가면서 쇄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지금 한나라당 내에서 ‘젊은 대표론’에 불을 댕기고 있는 남경필, 정두언 두 의원이 최근 공동으로 행한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의 소중한 자산임은 분명하고, 영향력이 큰 지도자인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일정 부분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남 의원은 “젊은 층이 현 정부에 등을 돌렸는데, 박 전 대표가 젊은 층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게 새로운 가치와 행동 양식을 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지지 기반이 한정돼 있고, (친박계) 문화가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이미지인데, 이를 빨리 고쳐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후자의 경우는 홍 전 최고위원이 친박의 지원을 등에 업고 당 대표 경선에 나서면 결국 당내 거대 계파 간 대리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박 전 대표의 딜레마는 어떤 선택과 연대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이 역할을 맡았을 때 유리하고, 당의 주도권을 유지하며 대권 행보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느냐다. 박 전 대표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변화의 도도한 물결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를 역행하는 순간 야당으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도 있다.

최근 한나라당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경직되게 적용할 필요는 없다”면서 “박근혜, 이재오, 정몽준, 오세훈 등이 모두 나와 당을 구해야 한다면 나도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이번 발언은 그간 대권 및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극히 말을 아껴왔던 것과는 달리 매우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침몰하고 있는 친이계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의 활기를 보여주는 것도 더없이 중요하지만 국민을 불안하지 않게 하는 행정가로서의 책임이 더 무거워야 한다”면서 “정치는 국민이 때를 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의 위기 수습 과정에서 역할에 대해 “어렵고 혼란스러운 때일수록 다소 어렵더라도 보수의 가치와 원칙을 굳건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마도 오 시장은 현재 전개되고 있는 대권구도와 당내 권력구도와 무관하게 자신의 정치 생명과 연계된 무상 급식 관련 주민 투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대권 행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주민투표 자체가 무산되거나 주민투표가 이뤄지더라도 시민 참여가 저조해 폐기되면 중대 결심을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국민이 진정 관심을 갖는 것은 누가 한나라당 새 대표로 선출되느냐가 아니라 한나라당이 얼마나 제대로 쇄신하고 혁신하느냐이다. 한나라당은 진정성도 없고 감동도 없는 쇄신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고 동시에 파멸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국민은 결코 어리석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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